유럽연합, 독립적 군사체 건설 계획 진전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6/26 울리히 리퍼트
지난 주 기본적 인권에 관한 헌장 상에 있어서 노동의 지위에 관한 중간 보고서 제출과 함께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시작되었다. 원천징수세의 유럽 도입을 둘러싼 거친 논쟁이 뒤이어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산타 마리아 다 페이라에서 열린 이틀간의 이번 회의에서 제기된 핵심 사항은 유럽의 안전과 방위에 관한 정책(ESVP)이 보다 진전되었다는 점이다. 6개월 전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5만에서 6만 규모의 강력한 유럽신속배치군을 2003년까지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신속배치군은 독자적인 유럽 지휘계통을 갖게되며, 60일 내에 동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소 1년 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지금까지 유럽 차원에서 그 어떤 계획도 이번만큼 강도높게 진행된 적은 없었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하비에르
솔라나는 지난 주의 정상회의를 위해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의 고위급 대표자로서 그의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채비를 갖췄다. 그는 언론에 이 분야의 진행 경과가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거의 빛의 속도나 마찬가지로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고 말했다.
솔라나는 또한 “정치적인 안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임시 위원회와 군사 위원회, 유럽연합 군사요원들” 등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니스에서 올해 말 안에 열리게 될 다음 번 정상회의까지 공동의 안보와 방위 정책을 조정하는 군사 및 정치 기구가 이번의 “초기적 단계”로부터 출현하게 될 것이다.
솔라나는 그의 보고서에서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협력, 그리고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아닌 나토 가맹국들을 포괄하는 것이다. 그는 유럽연합과 나토가 서로에게 있어서 동등하게 대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 두 기구의 관계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구간의 “동등한 권리”를 드러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표현들로부터 두 가지 사실이 유추된다. 첫 번째 미국이 전통적으로 주도해왔던 나토 내부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유럽연합이 경제적, 정치적 연합체로서 뿐만이 아니라 군사적 연합체로까지 새롭게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나토의 관계는 이번 정상회의를 위한 준비 단계에서부터 많은 논의를 거쳤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동의안은 다음과 같은 언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유럽연합과 나토간의 협의와 협력은 “유럽연합의 의사 결정 과정상의 자율성에 대한 전적인 존중”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지어 정상회의의 최종 보고서에서 보다 분명하게 공식화되었다. 안보라는 표제 아래 이번 “의장 결정 사항들”은 이렇게 선언한다. “유럽연합 안보 조약의 도출뿐만 아니라 물적, 인적 안보와 관련하여, 그 자체의 안보 규범을 계발해내기 위한 유럽연합의 노력에 절대적인 우선 순위가 부여될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여 나토와의 대화에 착수할 것이다.”
외교적 수사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이것은 실로 강력한 표현이다. 점점 더 커져가는 유럽의 자율성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지는 유럽의 이해가 대서양 연합에 대해 절대적 우선 순위를 가진다고까지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대서양 양측 사이에 존재하는 현재의 긴장은 독일의 보수 일간지인 [푸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이 유럽 안보 및 방위 정책상의 상이한 개념들을 다룬 기사에서도 노출되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의 자율성과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유럽이 무게중심을 공통의 범대서양적 관심사에 놓을 것인지, 아니면 장래에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더 느슨하게 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엄청나게 폭발적인 이슈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정책적 양태라는 측면에서 “대서양”형과 “드골”형은 서로 충돌한다.
이 신문은 대서양적 관점을 지지하면서 나토 사무총장 조지 로버트슨과 미국이 기본적인 척도로서 “증진(Improvement), 포괄성(Inclusiveness), 불가분성(Indivisibility)” 이라는 3I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증진”이 의미하는 바는 군비와 관련한 유럽의 관심은 나토의 군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토가 공식화한 “방어력 계획(DCI)”은 그 촉진제로 제안된 것이다. DCI는 동맹국들 간의 기술적 협력을 확실히 하면서 또한 증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포괄성”이란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아닌 나토 가맹 유럽국가들(터키,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폴랜드, 헝가리, 체코 등)의 전적인 참여를 뜻한다.
마지막으로 “불가분성”은 유럽적 임무란 나토가 하나의 전체로서 참여하지 않는 그런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3I”에 미 국무장관 매들린 울브라이트는 “3D”를 덧붙였다. 위기 관리를 위해 유럽연합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 어떤 군사력의 구축도 다른 동맹국들의 참여를 배제(“차별, discriminate”)하지 않아야 하며, 안보 정책 문제에 관해 유럽의 미국과의 동맹을 헐겁게(“분리, decouple”)하는 것이어서는 안될 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구조는 따로 모사(“복제, duplicate”)될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다.
울브라이트에 따르면, 유럽이 그 자체의 조직을 만들고, 유럽연합-나토의 관계를 공식화하는데 있어서 그 어떤 반대도 있을 수 없지만, 유럽연합의 새로운 안보 구조는 범대서양적인 긴밀한 협력 속에서, 그리고 나토라는 맥락 속에서 구축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럽의 안보 정책에 있어서 “드골적 입장”은 유럽을 독자적인 세력으로 구축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에 대한 평형추로서의 유럽을 상정하고 있다.
“이것은 안전 보장의 최종적 의지처로서의 미국의 유럽에 대한 영향력의 감소를 기도하는 프랑스의 오랜 야망과 결부되어 있다. 나토와 미국에 대한 유럽연합의 정치적, 군사적 독자성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목상의 고려와는 별개로, 미국 내에서 고립주의적, 일방주의적 세력이 우세해져서 유럽이 바라는 만큼 미국이 유럽의 위기에 대해 도움을 주지 않으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서양 정책의 신뢰도에 대한 점증하는 회의 역시 전통적으로 대서양 지향적이었던 영국과 독일이 점점 더 프랑스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의 말이다.
프랑스적 구상에 따르면, 가능한 한 미국에 덜 의존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은 효율적인 독자적 의사결정 기구와 지휘체계를 갖춰야 할뿐만 아니라 위성을 통한 정보 수집 능력의 제고에도 투자를 해야한다. 유럽연합 비회원국들은, 만일 필요하다면 협의 자격을 가질 수 있지만, 군사 작전에 관한 결정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것은 “미국이 간접적으로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서이다.”
터키가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면밀하게 공식화된 외교 서한을 통해 항의했던 것도 이런 종류의 논의에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토의 유럽측 회원국이며,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으로서 앙카라는 유럽의 안보 및 방위 정책에 있어서 협의와 의사결정 기제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무제한적인 참여를 요구했던 것이다. 2주전에 있은 터키 방문에서 솔라나는 터키 정부의 입장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다원주의와 보다 강화된 유연성에 대한 그의 요청에 전혀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터키 외무장관은 외교 서한에서 작년 워싱턴에서 있었던 나토 정상회의의 공식 성명서를 들고 나왔다. 당시 성명서에서는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그 어떤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비유럽연합 나토 가맹국들의 가능한 한 최대한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중요성”을 갖는다고 얘기되었던 것이다. 터키 정부의 거부적 태도에 워싱턴의 동의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론적 논쟁 속에서 상이한 관점들이 서로 반대되
는 입장으로 논의되기는 했지만 현실에서는 서로간의 상호 침투와 이해 관계의 복잡한 교합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페이라에서 나토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 의사결정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역시 보다 큰 독자성을 갖는 유럽이라는 쪽으로의 진행에 한 획이 그어졌다.
미국의 나토 주도가 그 군사적 우위와 그리 대수롭지만은 않은 기술적 선진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이 동등한 입장에 서기 위해서는 유럽의 군비 현대화에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페이라에서의 합의는 그래서, 모든 유럽연합 국가들이 좀 더 강화된 군비 계획을 진행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뤄지게 되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