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담, 채무 압박 심화
[세계사회주의웹사이트] 7/22 닉 빔스
1999년 독일 쾰른에서 열렸던 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G8 회의 이후, 세계 빈국들을 압박
하는 치명적인 채무의 악순환이 곧 무너지리라는 언급이 지배적이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최빈국의 채무를 1천억 달러 삭감할 것이라는 약속은 “세계 최빈
국들의 성장과 독립을 돕는 역사적 조치”라고 선언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특유의 독실한 체하는 태도로 그 협상안에 대해 이렇게 갈채했
다. “커다란 진전이며..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할 수 있
을 것이다. 나는 이번 정상 회담이 채무 문제에 있어서 여러 해 동안 우리가 본 가장 큰 진
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믿는다.”
쾰른과 1998년 영국 버밍햄 G8 회의에서 수만 명이 참여한 반외채 항의 시위를 조직했던
반외채 저항 그룹들조차도 이번 협상이 일보진전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로부터 1년, G8 정상들이 2000년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 최남단의 오키나와 섬에 모여
들면서, 쾰른에서 내뱉었던 말은, 수백만의 사람들을 질병과 빈곤으로 인한 조기 사망으로
내모는 파멸적인 채무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씁쓸한 언급일 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
다.
채무 경감을 약속받은 40개 나라 중 단지 10개국만이 실제로 채무 감소 프로그램에 포함
되었고, 오직 한 나라만이 채무를 탕감받았다.
채무 경감을 요구하는 단체들의 조직인 주빌리2000의 창시자인 앤 페티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채무빈국 구제계획에 따라 제공하는 경감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을 달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점은 그들을 노예 상태와 신식민주의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IMF
는 이들 나라들의 경제를 다시 지배할 기회를 움켜쥐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옥스팸 인터내셔널의 대변인 필 트와이포드는 채무 경감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왔으
며, 쾰른의 “역사적 약속”은 “공중에 떠버린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주빌리2000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채무 경감을 받는 10개 나라들조차도 여전히 보건
복지에 지출하는 것보다 30% 이상 더 많은 액수를 국제 금융기구와 은행의 채무 변제에 지
출할 것이라고 한다. 쾰른에서 약속된 1천억 달러 중 단지 150억 달러만이 금년 말까지 제
공될 것이다. 어쩌면 더 늦어질지도 모르지만, 2005년까지 총액수는 900억 달러에 달하게
되며, 100억 달러는 결코 탕감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채무 압박은 계속 심해진다. 매일 6천만 달러가 최빈국으로부터 국제적인
은행과 금융기관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산출되고 있다. 사회적 비용은 계산할 수조차 없다.
예를 들어, 보건, 교육, 깨끗한 물 등을 위해 쓰여져야 할 돈이 외국 채권자들에게 이전되
는 대가로 매일 만 9천 명의 어린이들이 죽어간다.
많은 빈국들이 중채무빈국 프로그램의 요구조건을 맞추지 못해 어떠한 경감도 받지 못하
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는 1인당 연간소득이 300달러 미만이고 수출액 대비 채무 비
율이 25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제외되었다. 마찬가지로 라틴 아메리카 최빈국인 아이티도
수출액 대비 채무 비율이 171%임에도 불구하고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예산 삭감과 “구조조정” 프로그램 등으로 간신히 조건을 갖춘 나라들에서도 개선되는 것
은 거의 없다. 탄자니아의 경우가 보여주는 것처럼 실지로 이들의 상황은 심지어 더 악화되
기도 한다.
지난 5월, 정부는 10억 달러를 약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세입 가운데 27% 이상이 외
채 변제에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 회계연도에 2억 9천만 달러에 이를 변제 금액은 사
실 중채무빈국 프로그램에 합류하기 전보다 더 많은 것이다.
전반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은 총세입의 40% 정도를 외채 변제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1990년대 이들은 주요 자본주의 채권국들에 1,050억 달러를 채무 변제로 지불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전체 채무 액수는 1998년 2,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1988년 이래 증가된 채
무 중 약 65%는 새로 빌린 것이 아니라 부채에 포함된 이자와 체납금으로 이뤄진 것이다.
대체적으로 1980년에서 1997년 사이 중채무빈국의 채무는 매년 7.4%씩 증가했지만, 국민총
생산은 매년 1.1%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유엔 인간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채무 변제에 지출한 돈이면 매년
7백만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00만 명 이상
의 어린이가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올해의 회담도 빈곤 종식의 필요에 대한 진부한 말들로 가득 찬 흔해빠진 회의가 되어버
렸을 뿐이다. 세계 은행의 제임스 울펜손 총재는 G8 정상들에게 “기존에 하던 식”의 접근을
피해줄 것을 부탁하는 서한을 보냈다.
“최빈국을 팽개친 채 부유한 나라만 더 부유해지는 세계는 결코 안전하고 안정적일 수
없다”고 쓰면서 채무 부담을 줄이는데 있어서의 “속도와 유연성”을 요청했다.
오키나와에 도착하기 전 발표한 성명에서 클린턴은 이번 회담은 작년의 의도를 살려, 전
염병과 싸우고, 교육 접근권의 제고와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기회의 확산을 도울 틀거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는 기자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우리가
뭘 해야 하느냐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정치
적 의지를 갖고 있느냐이다.”
지난 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가난한 나라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
의 질을 개선시킬 것을 G8 회원국들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약속은 나오지 않고 있다. 목요일 토쿄에서 G7의 지도급 인사들과 G77
대표자들간의 회의가 있은 후 미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는 클린턴의 입장을 대변하며, 정
상회담에서 가난한 나라들과의 협력에 관한 다양한 이슈들을 포괄하는 여러 제안들이 마무
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언급은 거절했다.
장 크레티엥 캐나다 수상은 요시로 모리 일본 총리와의 회담 후, IMF와 세계은행이 부과
하는 파멸적인 조건들을 옹호하며,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무기를 구매하고
전쟁을 벌이는 나라들에 대한 채무 경감은 원하지 않는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최종 성명서에는 빈곤 종식의 필요성에 관한 몇 가지 말이 포함될
것이고, 어쩌면 채무 경감에 관한 좀 더 진전된 수준의 약속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
역시 이전의 약속들처럼 공허하다는 것이 곧 판명될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전지구적 자
본주의의 대리자인 은행과 금융기구들은 “기왕에 하던 식”대로 세계 최빈국 민중들의 고혈
을 착취하는 작태를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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