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인천의 한 정신병원이 환자 한 명을 325일 동안 잠긴 병실에 두었다. 반년 사이 네 명이 숨진 그 병원을 인권위가 처음으로 감금 혐의로 고발했다. 밤의 병동에는 의사가 없었다.
  2. 대법원장은 국감 증인석에서 선서를 거부하며 삼권분립을 말했다. 법이 정한 선서 거부 사유는 두 가지이고, 삼권분립은 거기에 없다.
  3. 오세훈 서울시장의 고액후원자 79명 가운데 22명의 생년월일이 1999년 12월 31일로 똑같다. 직업란은 79명 모두 빈칸이다. 허위 기재를 가려낼 의무가 있는 선관위가 무엇을 했는지를 참세상의 단독 보도는 묻는다.
  4.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47%로 룰라의 45%를 앞서 25일 결선으로 갔고, 한겨레 보도로는 우파 연합이 상·하원 과반까지 가져갔다. 누가 이기든 의회는 이미 결정됐다.
  5. 아마존 배송기사는 차를 세우면 켜지는 안경과 운전 시간 전체를 분석하는 카메라 사이에서 하루를 보낸다. 참세상이 옮긴 칼럼이 그 하루를 적었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325일 잠긴 병실, 인권위가 처음으로 ‘감금’이라 불렀다

「‘325일 감금 환자’ 등 4명 사망 인천원병원…인권위, 중수청에 고발」 한겨레 · 10/06
함께 볼 기사 「[단독] “다짜고짜 묶여, 창틈으로 ‘SOS 쪽지’ 날렸다”…인천원병원 피해자 증언」 한겨레 · 10/06
함께 볼 기사 「인권위, 환자 4명 숨진 정신병원 직권조사···중수청에 병원장 고발」 경향신문 · 10/06
함께 볼 기사 「탈시설지원법안 발의 1년…시설 참사 계속돼도 국회에서 잠든 법안」 비마이너 · 10/01

325일은 어떻게 쌓였나

국가인권위원회가 6일 인천 미추홀구의 정신병원 원병원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감금,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관할 보건소장에게는 영업정지와 개설허가 취소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 정신병원의 장기 격리에 감금죄를 적용하고 개설허가 취소를 권고한 것은 인권위 역사에서 처음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 병원에서 환자 네 명이 심정지나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졌다. 84세 치매 환자, 30세 지적장애인, 79세 조현병 환자, 76세 알코올의존 환자다.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숨지기 전 오랫동안 격리와 강박을 당했다. 지적장애인 이 아무개 씨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올해 2월 25일 숨질 때까지 모두 325일을 바깥에서 잠그는 1인실과 격리·강박실을 오가며 보냈다. 사인은 질식이었다. 자폐장애인 김 아무개 씨는 1월 3일부터 인권위가 현장에 들어간 7월 22일까지 200일을 같은 병실에 갇혀 있었다. 다른 환자의 커피를 자꾸 빼앗는다는 이유였다.

밤의 병동에는 누가 있었나

이 병원은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의사와 간호사를 두지 않았다. 격리와 강박은 병원의 지시를 받은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했다. 이 씨가 잠긴 방에서 호흡곤란을 일으키던 시각, 병원은 간호사 세 명이 근무한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했다. 인권위는 실제로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진료기록은 빠지거나 줄여 적혔고, CCTV 영상은 지웠다며 내지 않았다. 7월에 여드레 입원했다 나온 한 환자는 성경책을 찢은 종이에 처지와 가족 연락처를 적어 창밖으로 날렸다. 그가 한겨레에 남긴 말은 “이런 정신병원보다는 교도소가 차라리 나을 것 같다”였다.

법은 어디까지 와 있었나

정신건강복지법은 격리와 강박을 자신이나 남을 해칠 위험이 있을 때, 정신과 전문의의 지시로만 하도록 정한다. 복지부 지침은 성인 격리를 한 번에 최대 12시간, 강박을 4시간으로 제한하고 연장할 때는 전문의가 직접 환자를 보게 한다. 325일과 200일은 이 숫자들과 같은 단위로 셀 수 없는 시간이다. 2024년 5월 부천의 정신병원에서 30대 여성이 격리·강박을 당하던 중 숨진 뒤 의사 등 다섯 명이 입건되고 병원은 올해 석 달 영업정지를 받았다. 그 뒤로도 인천에서 네 명이 더 숨졌다. 수용 중심의 구조를 바꾸자는 탈시설지원법안은 지난해 10월 1일 발의돼 3월에 상임위에 올랐고, 그 뒤 심사 한 번 없이 1년을 넘겼다.

다음은 어디로 가나

첫째, 미추홀구 보건소가 개설허가 취소 권고를 실제로 집행하는지다. 권고에는 강제력이 없다. 둘째, 수사다. 유족의 업무상 과실치사 고소와 인권위 고발이 합쳐지면 정신병원의 장기 격리가 감금죄로 법정에서 처음 다투어질 수 있다. 셋째, 복지부가 야간 의료진 미배치 같은 관행을 전국 단위로 점검하는지, 국회가 잠든 법안을 깨우는지다. 이번 조사로 김 씨는 감금에서 풀려났지만 보호자의 뜻에 따라 아직 그 병원에 있다.

#인권위 #정신병원 #격리강박 #감금 #인천원병원 #탈시설 #중수청


선서를 거부할 사유는 법에 두 가지뿐이다, 대법원장은 세 번째를 읽었다

「‘증인선서 거부’ 조희대 “국회·대통령, 대법원장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 작심 발언」 경향신문 · 10/06
함께 볼 기사 「“제2윤석열?” 질타받은 조희대, 오후 국감 불출석」 오마이뉴스 · 10/06
함께 볼 기사 「조희대 “재제청, 헌법적 근거 명확지 않아”…與, 이석 저지」 프레시안 · 10/06
함께 볼 기사 「[속보] 조희대 대법원장 오후 국감에 안 나와, 임의로 이석 “특혜냐”」 미디어오늘 · 10/06
함께 볼 기사 「[사설] 대법원장 직접 설명 없이 국민 궁금증 풀리겠나」 한겨레 · 10/05

국감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나왔다. 지난 4일 불출석 사유서를 냈던 그는 증인 선서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인사말에서 그는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대법관 제청에 관해 증언하라는 요구는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했다. 질의가 시작되자 그는 준비한 문서를 꺼내 읽었다. “국회가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건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 권한 분배와 사법권 독립에 반해 위헌 조치”라는 내용이다. 청와대와 미리 협의해 온 관행은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신속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서 협력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교 위원장은 “오전 내내 선택적 답변만 하셨다”며 “왜 특별히 대법원장님만” 선서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감사가 시작된 지 두 시간 반쯤 지나 그는 자리를 떴다. 오후 감사가 다시 열렸을 때 증인석은 비어 있었고, 법원행정처장은 “감기가 많이 심해지셨다”며 끝날 무렵 돌아오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공방의 뿌리는 3월 3일 노태악 대법관 퇴임으로 생긴 공석이다.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추천위원회가 올린 네 명 가운데 손봉기 부장판사를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는 8월 28일 다른 후보를 제청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고, 그가 이를 거부한 날이 9월 22일이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냈고, 민주당 일부 의원은 “탄핵 사유 아니냐”고 했다. 그동안 대법관 정원 열넷 가운데 한 자리는 계속 비어 있다. 세계일보 사설에 따르면 대법관 한 명이 한 해 처리하는 사건은 3,500건이 넘는다.

삼권분립은 선서를 거부할 사유가 되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증인이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를 두 가지로 적는다. 자기나 가족이 형사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을 때, 그리고 업무상 비밀일 때다. 삼권분립은 그 목록에 없다.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증인에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이 정해져 있다. 한겨레 사설은 출석 거부를 두고 쓴 글에서 그가 든 사유 가운데 “어느 것도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고 썼고, 중앙일보 사설은 반대로 국회가 “사법부 독립을 흔드는 일”을 한다고 썼다. 두 신문이 다투는 동안 빠진 것은 재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사법부 독립은 재판받는 사람을 위한 장치다. 이날 그 말은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지키는 데 쓰였다.

다음은 어디로 가나

첫째, 국회가 선서 거부에 어떤 절차를 밟을지다. 서 위원장은 “국회법 절차는 있다”고 했고 여당 안에서는 동행명령 이야기가 나온다. 둘째,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이다. 국회의 대법관 임명 동의권이 침해됐는지를 가리는 판단이 된다. 셋째, 공석을 메우는 길이다. 청와대가 손봉기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거나 대법원장이 추천위원회를 다시 꾸리기 전까지 217일은 계속 늘어난다.

#조희대 #대법관제청 #재제청 #국정감사 #증인선서 #삼권분립 #권한쟁의심판


03 한 장의 세계

복직 한 줄을 들고 480km, 여덟째 날의 포스터

자료: 세종호텔 희망뚜벅이(@Sejonghope) X 게시 2026.10.6 08:31, 8일차 마무리 포스터 · 원문 보기 →

복직 한 줄을 들고 480km, 여덟째 날의 포스터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9월 28일 부산에서 출발해 10월 31일 청와대까지 480km를 걷는다. 하루를 마칠 때마다 포스터 한 장을 올리는데, 여덟째 날 밤 그들이 선 곳은 대구다. 부산에서 대구까지 여드레를 걸었고, 청와대까지는 스물닷새가 더 남아 있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① 귀국을 며칠 앞둔 네팔 노동자가 축사 옆 방에서 숨졌다

전남 무안의 축사에서 일하던 네팔 국적 20대 노동자가 귀국을 며칠 앞두고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주노동자 단체가 전한 목포MBC 보도를 보고 안치실을 다녀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올린 글이다.


② 자전거가 차지한 객차에서 휠체어가 설 곳을 묻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5일 저녁 지하철 객차에 세워진 자전거 사진 한 장에 붙인 질문이 3만 명 넘게 읽혔다. 전장연은 6일 아침에도 시청역에서 몸을 바닥에 던져 기어가는 포체투지 5일차로 서울시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 이행을 요구했다.


③ 통신탑 191일, 오늘 시작한 한 달의 1인 시위, 6주기를 앞둔 추모

택시노동자 고영기 씨는 5일 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의 인천 남동구 사무실 앞 통신탑 위에서 고공농성 191일차를 알리며, 택시 월급제의 실제 노동시간을 정하는 시행령을 만들어 ‘공짜노동’을 없애라고 다시 요구했다.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사업장 변경의 자유와 이주노동 로드맵을 요구하는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6일 시작해 한 달 동안 이어간다. 공공운수노조는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 6주기 추모 결의대회를 13일 저녁 6시 구의역 쿠팡 본사 앞에서 연다고 알렸다.

오늘의 논쟁

① 영국 녹색당이 ‘시오니즘은 인종주의’라고 적은 날, 비난은 녹색당으로 향했다

영국 녹색당 당대회가 시오니즘을 인종주의의 한 형태로 규정하는 동의안을 1,022 대 813으로 가결하자 이스라엘은 녹색당 대표 잭 폴란스키의 입국을 막았다(Truthout). 칼럼니스트 댄 호지스가 녹색당이 인종주의자들을 받아들였다고 쓰자 오언 존스는 “당신이 인종주의자다, 댄”이라고 받아쳤다. 바루파키스는 몇 해째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용인해 온 주류 언론이 이 표결에만 들끓는다고 썼다. 폴란스키 자신은 이 동의안에 투표하지 않았고 지도부 일부도 거리를 뒀다고 Truthout은 전한다. 표결 뒤 영국 언론이 다툰 것은 시오니즘의 정의가 아니었다. 녹색당과 호지스 가운데 누구에게 인종주의자라는 말이 붙느냐를 두고 다퉜다.


② 대의원대회 전날, 87.8%와 연서명이 같은 표결장을 향한다

87.8%는 설문의 숫자다. 민주노총이 9월 29일 공개한 조합원 설문에서 그만큼이 사회적 교섭 추진에 찬성했고, 7일 낮 1시 일산 킨텍스 임시대의원대회는 그 숫자를 대의원의 표로 다시 센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6일 공동유인물에서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총파업·총력투쟁으로 맞서야 한다”며 참여 중단 연서명을 이날 저녁 6시까지 받았다. 경사노위 김지형 위원장은 6일 민주노총이 내건 조건을 “다 열어두고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설문의 87.8%가 대의원 표결에서도 같은 숫자로 나올지는 7일 오후에 드러난다.

오늘의 단어

결의 3379
1975년 11월 10일 유엔 총회가 채택한 결의의 번호다. 시오니즘을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의 한 형태”로 규정했고, 찬성 72표, 반대 35표, 기권 32표였다. 1991년 12월 16일 총회는 결의 46/86으로 이를 폐기했다. 이스라엘이 마드리드 평화회의 참여 조건으로 폐기를 요구하고 미국이 이를 밀어붙인 결과였다. 영국 녹색당이 이달 당대회에서 가결한 동의안은 51년 전 유엔 총회가 썼다가 지운 규정을 다시 꺼낸 것이다. 지운 지 35년 만에 그 문장은 영국의 한 정당 표결장으로 돌아왔고, 가자의 집단학살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오늘의 말

[비판]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에 ‘엄정하게 신속하게’가 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아침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가 알리·테무를 살리려고 다이소를 압박한다’는 소문을 가짜뉴스라고 해명한 글을 인용하며 “국정을 방해하는 허무맹랑한 허위사실 유포에는 엄정하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조회가 10만을 넘겼다. 공정위의 해명은 사실일 수 있고, 근거 없는 소문에 정부가 반박하는 일은 정당하다. 문제는 ‘국정을 방해하는’이라는 수식이다. 어떤 말이 허위사실이고 무엇이 국정 방해인지 가리는 권한이 말하는 쪽에 쏠릴 때, ‘엄정하게 신속하게’는 해명의 말에서 집행의 말로 바뀐다. 지난 정부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방송 심의와 언론사 압수수색을 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대통령의 SNS 게시가 9월 한 달 116건, 이달 들어 하루 5건이 넘는다고 셌다. 그 가운데 어느 문장이 지시로 읽히는지는 올리는 쪽보다 받아 읽는 기관이 정한다.


05 오늘의 주장

1.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지난주 문을 연 가운데, 노동·사법·장애 단체들이 낸 성명은 이미 만들어진 법과 예산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물었다.

2.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9월 30일부터 크레인 위에서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가운데, 교섭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목된 것은 노동부 시행령이다. 개정 노조법은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했는데 시행령이 그 범위를 좁혔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0월 2일 낸 “한화오션 원청교섭 공고에 대한 입장”에서 “한화오션은 즉각 원청교섭을 이행하고, 이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에게 확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이 10월 1일 한화오션의 집행정지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고 알리며 회사에 불법 중단과 교섭 참여를 요구한다는 뜻을 밝혔다. 6일 낮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는 민변 노동위원회와 꿀잠 등 다섯 단체가 연대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과의 교섭을 가로막는 시행령을 폐기하고 자율교섭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녹색당은 회견에 참석한 뒤 6일 오후 텔레그램에 “시행령과 시행지침으로 교섭에 걸림돌을 놓은 노동부를 규탄합니다”라고 적었다.

3. 일터의 위험을 노동자가 스스로 멈출 권리는 법에 들어왔지만, 그 권리를 쓰는 동안의 임금은 법에 적히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10월 2일 “작업중지권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국회 통과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에서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다고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하고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를 두게 된 점을 반기면서도, “작업 중지 기간 동안의 임금 보장 문제와 특수고용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보장은 반영되지 못했다”며 “건설, 조선등 단기 고용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을 위한 추가적인 법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4. 책임을 물을 기관이 검찰에서 중수청으로 바뀐 주에 참여연대는 두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0월 2일 “공소청·중수청 개청,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에서 “하위법령 곳곳에 남아있는 검사의 직접수사 권한, 검사의 수사지휘 관련 규정들을 삭제해야 한다”고 하고 “중수청이 과거 중수부의 확대판이 되거나 제2의 검찰청이 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경제금융센터도 2일 “결국 엘리엇 ISDS도 배상, 정부는 삼성 불법합병 관련자들에 책임 물어라”에서 외국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거는 국제중재의 배상금을 두고 “법무부는 이 회장 등 불법합병 책임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구상권은 대신 물어 준 돈을 책임자에게 돌려 청구하는 권리다.

5. 법원은 장애인 시외이동권 차별을 인정했다. 그 뒤 기획예산처는 교통약자 장거리 이동지원 예산을 올해 4억 원에서 내년 1억 6,500만 원으로, 지원 버스를 18대에서 3대로 줄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0월 3일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와 함께 낸 성명에서 삭감 철회와 국회 심의 때 증액을 요구했다.

한편 정의당은 6일 오후 낸 “공공임대 확대, 대통령 SNS 말고 정부 계획으로 내놓으십시오”에서 대통령이 초과 세수로 공공임대를 대량 공급하겠다고 밝힌 방향은 환영하면서도 “지시만 있고 정책은 없습니다”라고 짚었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배송차량을 세우는 순간 켜지는 안경

「아마존은 노동자에 대한 전면 감시를 완성하고 있다」 C. R. 칼라브리아 참세상 · 10/06

이 칼럼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배송 안경에 관한 한 문장이다. “배송차량을 주차 상태로 놓는 순간 안경이 자동으로 켜진다.” 켜지는 것은 안경이고, 꺼지는 것은 기사가 혼자 있는 시간이다. 차량에 다는 Driver.i 카메라는 도로와 운전자와 양옆을 향해 운전 시간 전체를 분석하고, AI가 신호 위반이라고 판단하면 기사가 위반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즉시 해고된다”. 칼라브리아가 기대는 것은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으로 경영진의 감시 능력에 한계를 두는 미래인데, 퀸스에서 노조를 만든 노동자 150명이 해고되고 팜데일에서 단체협약을 맺은 배송협력사가 계약을 끊긴 일이 그 길 위에 이미 놓여 있다. 지난 3일 미국 연방판사는 번호판 인식 업체 플록의 영장 없는 차량 검색을 “무차별 대량감시”라고 판단했다. 법원이 거리의 카메라에 선을 긋기 시작했지만, 운전석 안의 카메라에는 어떤 선도 그어지지 않았다.

[주목] 맨해튼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말이 가리키는 돈의 출처

「AI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아니다」 애덤 투즈 참세상 · 10/06

샘 올트먼이 지난 4일 AI의 혜택을 위해 세상이 일부 나쁜 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뒤에 참세상은 투즈의 글을 옮겼다. 투즈는 AI 경쟁을 국가가 이끈 과학 사업에 빗대는 맨해튼 프로젝트 비유부터 거부한다. 오늘 세계를 위협하는 기술은 “조 단위 자산가들의 탐욕, 정크본드, 임시방편으로 짜 맞춘 금융공학”이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경고하는 것은 위험의 크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의 새로움”을 과소평가하는 습관이다. 버니 샌더스는 올트먼에게 그 나쁜 일에 수천만 개의 일자리와 대규모 감시국가가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투즈의 진단을 따르면 그 답은 AI 기업의 돈이 어디서 오는가에 달려 있다. 정크본드와 금융공학이 떠받치는 기술은 그 돈의 요구대로 움직인다.

[비판] 사장의 따옴표만 단 근로기준법 사설

「“근로기준법 적용 땐 사업 못 해”… 영세업자들의 하소연」 동아일보 · 10/05

이 사설은 제목의 따옴표부터 영세업자의 것이다. 근거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자영업자가 고용과 임금을 줄일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다. 사설은 그 보고서를 들어 근로기준법 확대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지만 “영세 사업장 근로자 보호라는 명분에 매달려선 곤란하다”고 썼다. 보고서가 전망한 고용과 임금의 감소를 몸으로 겪는 쪽은 그 사업장의 노동자인데, 이 사설에서 그들은 ‘명분’이라는 낱말 안에 들어가 있다. 사설은 적용 확대의 비용만 셌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지금 받지 못하는 연장·야간·휴일 가산수당과 연차휴가와 부당해고 구제는 그 계산에 없다.

[비판] 대법원장의 답변 거부를 사법부 독립으로 바꿔 부른 사설

「개막 전부터 ‘조희대 흔들기’…올해도 민생 실종 국감되나」 중앙일보 · 10/06

사설은 “대법원장을 국감장 증인석에 세워 대법관 재제청 불응을 추궁하겠다는 것은 국회의 견제 권한을 넘어 사법부 독립을 흔드는 일이다”라고 썼다. 사설이 실린 아침 그는 출석했다. 거부한 것은 선서다. 사설이 한 줄로 묶은 두 가지는 다른 것이다. 하나는 대법원장이라는 공직자가 자신의 인사 결정을 국회에 설명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법관이 재판에서 바깥 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의 사법부 독립이다. 민주당 일부의 ‘탄핵’ 거론을 위험수위라고 짚은 대목은 근거가 있다. 그러나 사법부 독립을 이유로 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서면, 대법관을 누가 어떻게 고르는지를 국민의 대표가 물을 길은 사라진다.

[논쟁] ‘영틀막’이라는 이름이 비워 둔 또 하나의 질문

「‘암살자(들)’ 향한 국힘의 ‘영틀막’ 공세, 지나치다」 한겨레 · 10/05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는 사설이 상대가 던진 질문 하나는 빈칸으로 남겼다. 한겨레는 영화 ‘암살자(들)’을 겨냥한 국민의힘의 공세를 ‘영틀막’, 곧 영화 틀어막기라 부르며 논쟁을 검열 쪽으로 옮겼다. 사설은 이 영화를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과 관련해 수사당국의 공식 발표 뒤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풀어낸 미스터리극”이라고 규정하고,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면 “검열과 블랙리스트가 부활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영화인들에게 심어준다”고 썼다. 제1야당 대표가 육영수 생가를 찾아 영화를 규탄하고 극우 단체들이 배우의 집 앞까지 몰려간 상황에서 이 판단은 설득력이 있다. 다만 실존 인물의 죽음을 다루는 영화에서 상상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라는 질문은 야당이 꺼내기 전부터 역사 서술의 윤리로 있어 온 질문이고, 사설은 그 질문에 답하기보다 검열 우려로 건너간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글이 그 질문을 비워 두는 동안, 질문은 생가 앞에 선 사람들의 몫으로 넘어간다.

[논쟁] 같은 지뢰를 두고 갈라진 ‘상응 조치’

「지뢰 참사, 엄정 대응 당연하나 우발적 충돌은 없어야」 경향신문 · 10/05

합참이 5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의 원인을 북한군 지뢰로 결론 낸 뒤 나온 사설들은 ‘상응 조치’라는 같은 말을 다르게 읽었다. 조선일보는 군이 사과 요구와 지뢰 제거 촉구에 그쳤다고 비판하며 대북 방송과 확성기, 전단 살포 가운데 “하나라도 재개하는 것이 최소한의 상응 조치”라고 썼다. 경향은 북에 책임을 묻는 것은 마땅하다면서도 “군은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고, 대통령이 제안한 대화에 북이 호응하길 바라며 표식이 사라진 구간의 군사분계선을 다시 긋는 논의를 서두르자고 했다. 확성기를 켜면 북의 대남 소음방송이 돌아오고, 접경지역 주민의 밤잠이 먼저 깨진다. 조선의 목록에도 경향의 ‘우발적 충돌’에도 그 주민의 이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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