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요일 고등학생들의 저항은 노동자와 노란 조끼까지 움직이며 더 넓은 사회운동의 불씨가 됐다. 최근 몇 주간 이어진 탄압에도 이날 드러난 강한 투쟁 의지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현실로 만들려면 파업과 자주적 조직화, 업종 간 연대를 통해 노동운동이 투쟁에 나서도록 준비해야 한다. 현장에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다.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해야 하지만, 10월 17일 시위는 이미 정치적 성공을 거뒀다. 고등학생들의 저항은 다른 대중 부문과 결합하며 지금까지 서로 분리돼 있는 듯했던 요구를 하나로 모아냈다. 파리에서 툴루즈, 마르세유, 렌, 브장송에 이르기까지 시위 현장에서는 여러 갈래의 분노가 합쳐졌다.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청년들은 물가 상승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 다시 거리로 나온 노란 조끼와 함께 행진했다.

10월 17일 행동은 생활비 상승에 반대하며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고, 이미 투쟁하고 있던 세력인 고등학생들의 저항과 만났다. 고등학생들은 이날 행동을 현실로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청년들은 2주 넘게 생활조건 악화를 거부하고 정부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들이 투쟁의 버팀목이 되고 자신의 범위를 넘어 시위를 확산할 수 있었기에 이날 행동은 엄청난 의미를 갖게 됐다.

임금, 교육, 살아갈 시간: 거리를 뒤덮은 공동의 분노

여러 시위 현장에서 들은 증언을 보면 지금 무엇이 하나로 응집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루앙 인근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한 창고 노동자는 출퇴근하려면 자동차가 필요하고, 연료 가격 상승이 가족의 소득을 어떻게 줄이는지 설명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노동자는 한때 최저임금보다 높았던 자신의 임금이 이제 최저임금(SMIC) 수준까지 따라잡혔다고 말했다. 브장송에서는 의료비서로 일하는 여성과 실업 상태인 그의 시누이가 처음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장을 보고 일상적인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조차 끊임없이 지출을 줄여야 할 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고등학생들의 분노와 노동자들의 분노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루 노동, 지치는 통근, 부족한 임금, 교사 부족은 모두 공부하고 일하며 인간답게 살아갈 여건이 갈수록 줄어드는 일상의 공통된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툴루즈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한 청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교에 붙잡혀 있기를 거부하는 고등학생들의 요구에 공감했다. 그는 이 요구가 아무 의미도 없는데 일터에 남아 있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잃어버리는 시간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제기한 문제는 이미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섰다. 이 체제는 우리가 살아가고, 사회적 관계를 맺고, 문화를 누리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락하는가?

렌에서는 마요트(Mayotte) 출신 학생들이 단수와 새벽이 오기 전 시작되는 통학, 망가진 교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의 존재는 프랑스 정부가 해외영토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불평등을 드러냈다. 브장송에서 교사를 준비하는 한 학생은 자신의 실습교사 처지와 장애학생 지원인력으로 일하는 어머니의 어려움, 어린 여동생의 미래, 극우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연결해 이야기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구는 여러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위기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이는 교육과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재원, 임금과 연금 인상, 물가 상승으로부터의 보호, 살아갈 시간, 민주적 자유의 수호를 요구하는 공동투쟁의 물질적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런 필요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대를 구축한다면 극우가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인종주의적 분열에 맞서는 힘을 만들 수 있다.

노란 조끼의 참여는 이날 행동에 또 다른 의미를 더했다. 디낭(Dinan)에서는 은퇴한 한 요리사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노란 조끼를 입었다. 툴루즈에서는 2018년 당시 열 살이었던 청년들이 이제 직접 노란 조끼를 입었다. 이런 만남은 로터리 점거와 연대, 권력과의 대결이라는 투쟁의 기억뿐 아니라 운동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의 기억도 전달한다. 몇 주 동안 투쟁해온 고등학생들은 다른 세대가 자신들에게 합류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힘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이들의 투쟁은 가족과 지역사회, 일터를 관통하는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아직 망설이던 노동자들에게는 청년들의 결의가 집단행동을 다시 가능한 선택지로 만들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이 만났다는 사실은 10월 17일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성과 가운데 하나다. 이는 앞선 패배로 흔들렸던 부문들에 다시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청년층의 고립과 운동의 소진, 방학이 다가오는 상황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저항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면서 정부의 이런 계산을 뒤집고 투쟁을 확산할 발판이 생겼다.

시위 규모와 결의가 경찰 통제체제를 흔들다

노란 조끼는 이미 강력한 대중행동이 경찰의 통제망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17일 행동은 정부에 다시 같은 문제를 던졌다. 앞선 며칠 동안 이어진 정부의 위협과 공포 조성도 집회를 막거나 시위 참가자들의 결의를 꺾지 못했다. 특히 대도시에서 청년들이 대규모로 참여하고 기동력 있게 움직였으며, 경찰이 개입할 때마다 빠르게 다시 모이면서 경찰은 거리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레퓌블리크 광장(Place de la République)에서는 군중이 최루가스에 밀려났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폭발음 사이에서도 구호가 다시 울려 퍼졌고, 시위대는 광장을 지켰다. 이렇게 버티고 다시 집결하는 힘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의지를 꺾으려던 경찰의 통제전략을 크게 흔들었다. 보르도에서는 탄압에도 시위를 이어가려는 데 따르는 대가를 참가자들이 증언했다. 이들은 최루가스를 규탄하며,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신체적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시위할 권리를 포기하는 양자택일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런 딜레마를 상징하듯 생테티엔(Saint-Étienne)에서는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 수류탄 폭발로 손을 잃었다.

충돌의 강도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집회 금지와 검문, 체포, 파리의 주요 거점 폐쇄는 시민들이 공공장소를 점유할 가능성 자체를 제한하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대규모 시위와 시위할 권리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거리를 비우려는 정부의 시도를 좌절시켰다. 정부는 경찰력을 배치해 시위대를 공격할 수는 있었지만, 이들을 해산시키고 이날의 정치적 주도권을 되찾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저항은 당장의 충돌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청년과 노동자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공포에 빠뜨리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대대적으로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렌에서는 2018년 노란 조끼 운동 당시 부상당했던 한 목수가 이제 청년들에게 향하는 경찰폭력에 분노했다. 경찰의 공격과 인간다운 생활조건을 위한 투쟁을 함께 경험하면서 정부가 갈라놓으려 했던 여러 세대와 부문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 충돌 장면은 전국적인 규모의 일종의 ‘바리케이드의 밤’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 과제는 여기에서 드러난 결의를 지속적인 힘으로 바꾸고, 이 분노를 전체 노동자에게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쟁 참가자들이 다음 단계를 집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조직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와 기업, 지역사회에 투쟁의 기반을 두고 총회를 통해 조직하며 파업으로 노동자의 힘을 끌어내야 한다.

샤티용 파업, 노동운동의 투쟁 참여에 길을 열다

이번 토요일 프랑스국영철도(SNCF) 샤티용(Châtillon) 기술센터에서 벌어진 파업은 노동운동이 파업을 통해 이번 투쟁에 뛰어든 첫 사례 가운데 하나다. 이 파업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자들은 생산을 멈출 힘을 투쟁에 사용하고 자신의 일터를 투쟁하는 청년들과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토요일 아침 현장 노동자들의 호소에 수백 명이 모였다. 여러 사업장의 철도노동자, 예술학교와 대학 학생들, 고등학생들, 에너지부문 노조 활동가들, 파리교통공사(RATP)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말라코프(Malakoff)의 ATM(옛 RATP) 소속, 한 노조 활동가는 이번 만남이 구체적으로 보여준 투쟁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들은 노동자들이 조직하고 파업하는 현장을 찾아간다.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은 투쟁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이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함께 논의한다. 서로 만나고 토론하며 대표단을 준비하고 공동행동을 합의하면 새로운 부문이 투쟁에 합류할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모범적인 업종 간 연대 전략이며 계속 확대해야 한다.

이런 시도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표단은 주변 사업장의 노조 조직과 노동자들에게 만나서 토론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노동자들은 청년들의 총회에 참가해 연대를 표하고 공동의 요구를 논의할 수 있다. 각 일터에서도 총회를 열어, 어떻게 운동에 합류할 것인지, 어떤 요구를 내걸 것인지, 파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11월 5일까지 기다린다면 이날 행동이 열어젖힌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지금부터 운동의 지속성을 조직하고 고등학교 방학 기간에도 연계를 유지하며 공동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업종 간 만남을 추진해야 한다. 미라이(Mirail)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주말을 앞두고 며칠 안에 대학에서 업종 간 총회를 열기로 표결한 것처럼 해야 한다. 샤티용의 경험은 청년들과의 연대를 정부와의 대결을 확대할 수 있는 노동자의 힘으로 바꾸는 구체적인 사례이자 발판을 제공한다.

자주적으로 조직해 반격에 나서자

이런 전략을 실행하려면 민주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와 대학, 일터의 총회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요구와 행동, 대표자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 총회에서 권한을 위임받고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대표자들이 조정기구를 만들고 총회에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다.

업종 간 만남도 이런 실천을 이어가야 한다. 실제로 투쟁에 나선 집단들을 한데 모으고 새로운 부문을 끌어들이며, 사업장 순회, 공동총회, 파업 노동자 지원, 탄압에 맞선 연대, 다음 행동 준비처럼 구체적인 결정으로 이어질 때 이런 만남은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오늘 만들어진 연계를 계속 유지하고 공동의 투쟁계획을 논의할 수 있다.

10월 17일은 하나의 가능성을 열었다. 청년들이 운동을 촉발한 힘을 전체 노동운동이 참여하는 반격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다. 마크롱의 보나파르트주의에 맞선 투쟁에서 열린 균열을 더 넓히려면 오늘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학교와 일터에서 조직해야 한다. 샤티용과 같은 경험을 곳곳으로 확대하고, 파업을 확산하며, 노조 지도부에 투쟁계획을 관철하는 것이 정부의 긴축·반노동자 정책에 맞서 경제를 마비시키고 승리할 힘을 만드는 열쇠다.

[출처] Une « nuit des barricades » nationale : le mouvement ouvrier doit entrer dans la bataille comme en 1968 !

[번역] 하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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