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다는 사임해야 한다. 그러나 대안은?

[주간녹색좌파] 10/25 레이하나 모히딘

마닐라 – 10월 18일 이곳에서는 만여 명의 사람들이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애

칭 “에랍”으로 더 알려져 있다)에 대한 탄핵이나 사임을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이번 집회는 주요 친자본주의 야당인 민중의 힘-기독민주주의전국연합

(Lakas-NUCD, 이하 라카스-NUCD)와 필리핀 공산당의 합법전선체인 바얀이 중심이

된 에랍의 사임·탄핵·축출 운동본부(Resign Impeach Oust Erap; RIO)에서 주최

한 것이었다.

이 집회의 기조는 우익 야당인 라카스-NUCD에 의해 주도되었다. 집회 연사 가운

데에는 라카스-NUCD의 몇몇 정치인들과 더불어 에스트라다의 당인 민족주의자인민

투쟁당(LAMP, 이하 람프당)의 전 당원들도 있었다. 최근 각료 자리를 사임한 라카

스-NUCD의 지도자이자 현 부통령인 글로리아 마카파갈-아로요(보통 GMA라는 약칭

으로 불린다)를 지지하는 티셔츠가 물결을 이뤘다. 이 날의 집회는 아로요 선거운

동의 냄새를 풍겼다.

도박왕을 자처하는 루이스 싱손 주지사는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싱손은 현 정

권과 충돌하면서 에스트라다가 불법 도박에서 상납받은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필리핀 공산당은 천 명 정도를 동원했을 뿐이었다. 여성운동 조직 가브리엘라와

바얀, 필리핀 노총인 5·1운동(KMU) 등 친공산당 연사들은 에스트라다를 퇴진시키

기 위한 단결이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라카스-NUCD 정치인들은 친공산당 지도자들

을 무대로 불러내 우익 쿠데타 음모를 기도한 적이 있는 군부 세력인 개혁군운동

(RAFM) 인사들과 “단결의 표시로” 손을 맞잡도록 하였다. 이 보기 드문 장면에 카

메라들이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친공산당 연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아로요 정부가 에스트라다 정권을 대체할

높은 가능성에 관한 공산당의 견해를 언급하지 않았다. 공산당 지도자 호세 마리

아 시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에스트라다가 “아로요에게 즉시 자리를 내주어야 한

다”고 주장하였다. 이 성명은 “민족단결” 정부를 호소하였다.

하이메 신 추기경이나 전 대통령 코라손 아키노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에스

트라다의 사임을 요구함으로써 현 정권에 반대하는 운동은 상당한 추진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카톨릭교회와 아키노는 합법적인 방식을 추구하면서 아직 자신들의

지지자를 동원하고 있지는 않다.

사회주의노동자당(SPP) 같은 일부 좌파그룹들은 집회에서 가까스로 발언의 기회

를 얻을 수 있었다.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연사로 나선 라스티 델리소는 에스트라다

의 사임을 촉구하기 위한 “민중의 힘”을 호소하면서 아로요라는 대안을 거부하였

다.

델리소는 전통 정치인들(trapo)에 의한 정치를 종식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의 정

부를 수립할 것을 호소하였다.

그는 에스트라다의 사임을 촉구하기 위한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캠페인을 통해 좌

파운동과 단결하자고 바얀 지지자들에게 호소하였다. 집회 군중 가운데서 그의 연

설을 중단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고 야유도 쏟아졌다.

사민주의 계열의 사회주의사상행동연합당(BISIG)의 영향을 받은 자유주의 선거

정당인 시민행동당(Akbayan)의 한 연사는 의회가 에스트라다를 탄핵할 것을 호소

하였다.

다른 좌파들은 대통령 퇴진을 위한 가두행동 캠페인에 착수하기 위해 단결할 태

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17일 비공산당계 좌파 그룹들이 가진 기자회견은 좌파의

통일적인 대응을 향한 첫걸음으로 에스트라다 축출 민중행동(PARE)이란 이름의 광

범위한 좌파연합 결성을 발표하였다.

이 연합은 에스트라다 사임 촉구를 위한 “민중의 힘”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아로

요라는 대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민중을 대표할 수 있는 정부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몇 가지 행동 계획이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에스트라다에 반대하는 지배계급 분파인 친아로요 세력들이 공

산당의 찬성을 받으면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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