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논쟁

[편집자 주] 분단 반세기만의 남북정상회담과 6. 15남북공동선언 발표 이후 한반도는 냉전의 산물인 적대적 남북관계를 벗어나 새로운 남북관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 맞춰 현재 학생운동진영에서는 공동선언의 의미에서부터 현 통일 정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입할 것인가에 대해서까지 첨예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크게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두 학생운동진영을 찾아가 보았다.

인터뷰 – 전국학생운동본부장 정나리씨(연세대 총학생회장)“6.15 공동선언은 지배체제 강화 위한 정치적 커넥션의 산물”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있는가?

무엇보다 반세기 동안 뒤틀려 있었던 분단모순, 이를테면 이산가족과 장기수 문제를 해소해나가는 시발점이 되었다. 또한 세계사적 냉전구도가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에 20세기적 잔재를 청산하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김대중과 김정일이 각각 자신들의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이행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합의를 볼 수 있는 것만을 언급했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다. 남북공동선언은 남북한 민중들의 실질적인 삶의 문제와 냉전질서에 의해 한반도를 억눌러 왔던 문제를 정확하게 비껴가고 있는데, 이는 김대중과 김정일의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경협의 실질적인 추진 내용과 남북공동선언의 발표 이후 드러나고 있는 국가보안법, 주한미군 등에 관련한 두 정상들의 합의 내용이 이를 더욱 확실하게 드러내준다.

‘한반도 억압체제’란 무얼 말하는 것인가?

한반도 억압체제란 신자유주의적 자본축적 방식과 남북한 관계의 역동적 변화의 총체성을 담아 김대중과 김정일이 새롭게 형성한 민중억압책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김대중과 김정일, 자본에 의한 반민중적 한반도 재편과 남북한 지배계급의 착취체제 강화,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정치군사적 이해관계로 인한 제국주의적 요소가 바로 한반도 억압체제의 실내용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 억압체제 분쇄’ 주장에는 세계자본주의의 질서재편과 그를 강제하는 제국주의의 규정력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인식의 결여라는 비판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지적한 부분은 어쩌면 실천과 슬로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억압체제 분쇄의 주장은 대중적인 선동을 통해 정치적 각성을 불러일으킬 정치적 목표를 뚜렷히 하기 위해 선택한 언명이다. 또한 실천적 측면에 있어서는 정세적 방점과 집중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정세라면 언제 어디서라도 이 슬로건을 중심에 놓고 우리의 실천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경제위기 주장은 사실상 근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은 아주 폐쇄된 사회이다. 하기에 경제지수를 통한 근거란 모두가 추정일수 밖에 없다. 경제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 내용이나 어느 기관의 자료가 정확한 것이냐는 사실상 우리의 북한 경제위기 주장에서 핵심이 아니다. 현재 북한 민중의 생활은 외부의 경제 지원에 의존해서 97, 98년 지배적 관측이었던 체제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며, 99년에는 상황이 호전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말 자체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과 등치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의 주장은 말 그대로 북한은 여전히도 식량난과 전력난 등으로 경제위기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입장과 원칙, 그리고 방안을 제시한다면?

남북한 민중의 삶의 보장과 평화체제 확립을 위한 군축, 남북한의 실질적인 인권 확장이 바로 우리의 통일에 대한 입장이다. 이러한 세가지를 전면묵살하고 오히려 은폐하고 있기에 현재의 통일 정국은 기만이며, 그래서 우리는 김대중과 김정일을 반대한다. 통일은 양 정권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민족해방계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일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되는 절대선이 결코 아니다. 하기에한국 사회의 정치구도를 통일/반통일로 바라보는 관점은 결코 변혁적이지도, 계급적이지도 못한 것이다. 또한 북한을 무조건 옹호하는 입장만으로 북한 정권과 체제를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오류이다. 북한을 통일해야할 대상으로 본다면 당연히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남북공동선언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가보안법과 주한미군, 독재자 박정희에 대한 반동적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밝혀야 할 것이며, 그것을 피하는 것은 이 땅 7천만 민중에 대한 기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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