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파괴 압력을 가하는 IMF
[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 12/8 조 로페스
남한 경제는 올해 9%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건강한 경
제와는 거리가 멀다. 소비수요는 저하하기 시작했거나 정체 상태이며 기업 도산은
계속될 추세이고 민간기업 및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파괴의 결과
사회적 소요가 점증하고 있다.
남한이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이 약 4%의 성장을 예상하는 등 내년도 예측은 어둡기만 하다.
경기하강 예측은 미국 경제의 후퇴와 고유가, 반도체 가격 폭락, 국내수요 저하
등에 기인하는 것이다. 국제 자본의 압력 아래 민간기업 및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노동자들이 고용안정을 우려하고 있음으로 인해 국내소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파이낸셜 리뷰]는 최근 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정
부 수치에 따르면 올해 수출 성장이 10%로 반감될 것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 나
라 총 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저하되면서 삼성전자 같은 거대
기업들 일부도 순익이 줄어들고 있다. 이동전화를 비롯한 상품 수요도 내려가고
있다”.
이 신문사의 아태 담당 편집인인 피터 하트처는 “새로운 아시아 위기를 암시하는
시장 상황”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남한을 비롯한 이 지역 나라들의 경제성장률
이 그 나라 경제의 힘을 보여주는 실제적인 지표가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하트처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나라들의 주식시장과 금융부문을 검토해보면 1997-98
년 위기 전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한다.
“1997-98년의 아시아 위기를 예측하려 한 사람이 있었다면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초점을 맞춘 경제성장 통계에서는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이 통계들
은 힘 말고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체크해보았다면 분
명한 징후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타일랜드의 경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주가가
70% 하락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장래에 이 지역들을 예측해보려면 어디
를 보아야 할까? 다시 말하지만 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은 지금 5% 내지 10%의 높은
경제성장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주식시장은 올해 지금까지
40%에서 50% 하락하였다.”
남한의 주식시장은 올해 50% 하락하였다.
하트처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동남아시아 전체 경제는
1997-98년의 위기 전보다 훨씬 규모가 작으며 이 지역의 금융부문은 악성 채무와
비수익 대부금으로 인해 몰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기의 희생양들은 구조조정이 더딘 결과 쓸모없는 은행 대부의 견디기 힘든 하
중 아래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문제이다. 타일랜드와 남
한, 인도네시아는 최악의 금융위기 당시의 일본이나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 폭락 당시 미국에 부과되었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악성 채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
“작년에 동아시아로 기를 쓰고 돌아온 해외 자본은 이들 나라가 입은 심각한 타격
을 감추는 역할을 했다. 이들 자본이 다시 빠져나오고 있는 지금 수면 아래의 상
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하트처는 1997년 타이 위기를 예측했다고 주장한 몇 안되는 경제학자들 가운데 한
명인, 크레디 리요네 증권 아시아 지사의 짐 워커의 논평을 언급하면서 기사를 끝
내고 있다. 워커는 임박한 재난을 보여주는 세 가지 최대의 경고등은 경기저하 징
후와 주식시장 하락, 수출 곤란 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아시아는 이 세 가지
모두에 처해 있다.
[아시아 펄스(Asia Pulse)]의 한 기사는 미국 경제의 경기저하 전망으로 인해 남
한 경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특히 이 나라 총생산의 10%에 육박
하는 정보기술 산업이 영향받을 것이다.
“정보산업이 주도하는 미국 경제가 계속 하강할 경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가
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지난 달의 현저한 수출성장 저하는 이 나라가 매우
취약함을 보여준다.”
경기저하의 위협은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들이 수익성없는 기업들을 폐쇄하라
고 압력을 가하는 것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의 한 기사는 지난 달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이 나라
(남한)는 1997년의 아시아 경제위기에서 신속하게 벗어났다고 전세계적으로 극찬
받은 IMF의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학교에서 퇴학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은 수차례 개혁을 약속했지만 수익성도 없고 과다한 차입금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과잉설비가 만연한 생산라인과 공장을 폐쇄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한국의 해외기업들을 대표하는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KIBC) 또한 구조조정 과정을
가속화하지 않을 경우 1997년 규모의 위기가 또 다시 닥칠 것이라고 한국 정부에
조언하였다.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노동, 기업, 은행, 공공부문 등의 기업개혁이
다. 구조조정이 지체되면서 2차 위기의 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기 때
문이다”고 협의회는 밝히고 있다.
“한국은 노동자 정리해고와 공적 자금의 활용도 증대 등 기업개혁을 수행하는 과
정에서 희생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득은 적절한 이윤 공유를 가져올 것
이며 균형잡힌 예산과 건전한 금융체제를 보장함으로써 국가경제를 안정시킬 것이
다.”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소장 자크 베이사드가 언론에 한 말이다.
자딘 플레밍 증권의 분석가인 김철중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지금은 결정적 시
기이다. 시장은 실질적인 청산을 원하고 있다. 이를 이루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
는 ‘일본화(japanisation)’, 즉 가시적인 회복의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10년간
의 불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주한 IMF 사무소의 아자이 초프라는 과다한 차입금을 지닌 기업들을 정리하는 등, 구
조조정에 있어 보다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였다.
“기업부문의 상당수가 국제기준에서 볼 때 여전히 허약하며 낮은 수익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는 무언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함을 보여준다.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을 더욱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초프라의 말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달 대우자동차를 법정관리에 맡김으로써 금융시장과 국제 투자
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노동조합 지도부의 결정적인 보조를 받으면서 수천 개의
일자리가 파괴되었다. 대우만이 아니라 60만 명의 노동자가 고용되어 있는 9천여
하청업체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부는 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을 지원했다고 가혹한 비
난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약 50만 명의 노동자를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음과 같이 논평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정부가 이제 더 이상
파산 상태의 기업을 청산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산업은행이 대우의 생명줄을 끊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금융서비스 산업에 미치
는 영향으로 인해 올해 말 현대건설에 대해 이와 동일한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
아 보인다. 그러나 대우자동차처럼 현대건설이 청산될 경우, 이는 이 나라 경제의
죽은 나뭇가지를 쳐내는 때늦은 작업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경제언론이 “죽은 나뭇가지를 쳐낸다”고 표현한 내용은 수십만 노동자와 그들
의 가족에게는 사회적 참화를 의미한다. 노조 간부들은 기업부문 구조조정과 공기
업 민영화가 계속될 경우 지난 2년간 정리해고된 80만 명에 더하여 20만 명의 노
동자가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수천 노동자가 그 제일선
에 서있다.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는 한국전력 노동조합 지도부는 지난 몇주간 파업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이를 철회한 후 구조조정 계획을 수용하였다. 정부는 한국전력을 다섯
개로 분할하여 민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려 하고 있다.
24,000명의 조합원을 가진 한국전력 노조의 오경호 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계의 요
구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위기 조짐과 노사분
쟁에 대해 국민이 우려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민영화 계획을 둘러싼 파업 계획
을 철회한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노동조합이 완전히 굴종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번 파업 철회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며
결코 이를 번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은 노조 지도부가 경영진과 정부에 “투항”했다고 비난하면서 민영화
철회를 계속 요구하였다.
“구조조정”은 이미 노동계급의 삶의 조건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대
우 노동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제 미래에 관해 진
정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를 거리로 내몰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제가 배운
거라곤 자동차 조립밖에 없는데 어떤 자동차기업도 신규 채용을 하지 않으니 말입
니다.”
그러나 IMF와 국제금융시장, 정부는 관료적 노동조합이 협력하는 가운데 구조조정
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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