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너머에서 – 인류에 대한 책임 -구자라트의 지진

신상환 인도 통신원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나와 집사람은 상당히 고된 생활을 했다. 왜냐면 우리는 고국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인도와 비교해 한국은 정말 살 떨리게 추웠다. 영하 19도, 20 센티미터의 강설량은 비명을 내지르게 만들었다.

인도에서는 20도 밑으로만 내려가도 한겨울처럼 춥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인도 대륙이나 동남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지를 쓸 것이라고 짐작하기 말기 바란다. 어떤 사람이라도 다른 기후 조건에 있다보면 몸이 새로운 환경에 따른다.

그러나 한 달은 추위에 적응하기에 너무 짧았다. 인도의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건조한 공기로 말미암아 밤이면 피부가 따갑다. 거기다 인도 집은 어떤 보온 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아 춥기는 마찬가지다. 이건 방랑하며 세상을 사람들처럼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은 사람의 운명이다.

이곳에 돌아온 후에 고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다름 아닌 지진 때문이었다. 비록 우리가 사는 곳과 2천 킬로미터나 동쪽으로 떨어져 있어도 같은 인도에 사니까 걱정이 된 모양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날 신문이 오지 않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지진 이야기는 그 안부 전화를 통해 알았다.

그리고 뭄바이에 사는 선배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인도에 10년 동안 살면서 집이 흔들려보기는 처음이다. 비록 5백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것은 구자라트에 생긴 현대 인도에서 가장 큰 지진이었다. 지난번에 오릿사의 믿기지 않은 홍수에 대해서 적은 적이 있지만 이 홍수는 이번 지진에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이다.

이미 10만 명이 죽었고 앞으로도 계속 사상자는 증가할 것이다. 슬픔 밖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이것은 인도의 재앙이 아니라 인류의 재앙이다.

부지 지역은 구자라트의 중심지 아메다바드와 가까운데 이 지역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5만 명 이상이 죽었고 하늘과 땅 사이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사자들의 시신을 제외하고는.

그날은 인도 공화국 창립일 기념 행사가 뉴델리에서 열린 날이었다. 그러나 이 충격은 모든 정당에게 너무 심각했다. 아탈 바지파이 수상은 재해 기금에서 즉각 10만 루피를 지불했다. 그리고 반대당에서 아무런 비난이 없다, 정말 믿어지지 않게도! 이 재앙 앞에서 인도는 생존자를 구조해야된다는 하나의 생각으로 뭉쳤다.

국제 기금이 지금도 몰려들고 있다. 세계 은행은 즉각적으로 긴급 복구비로 3억 달러를 지불했고 영국, 미국, 중국, 러시아, 캐나다 등은 미국의 국가 자연 재해 대책 특별군 같은 구조팀을 보냈고 보내려 한다.

영국은 이미 구조팀을 보냈고 살아남은 몇 명의 생존자를 찾으려 한다. 해외 인도인들도 구원을 손길을 보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희생자들을 위해 필요한 게 너무 많다. 일테면 정수기, 발전기, 담요, 옷가지 같은 것들 말이다.

한 노인은 울부짖는다. “나는 외아들 밖에 없다오. 틀림없이 살아 있을 것이오. 제발 걔를 찾아 주시오. 이 늙은이의 억장이 무너지지 않게, 제발!”

구조팀의 군인은 덧붙인다. “날이 차가워서 시체가 썩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능하면 빨리 치워야 한다. 시체가 썩기 시작하면 곧바로 질병들이 번지기 시작할 것이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모든 것이 가능한 땅’으로 유명한 인도도 이런 재앙을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화장터 인부는 말한다.

“끝이 없다. 수십 구를 화장했다. 그리고 더 이상 세기를 포기했다.”

전혀 뜻하지 않게도, 인도의 철천지원수인 파키스탄도 그들의 슬픔을 전했다. 군부 독재자인 페르즈 무샤라프는 항공편으로 가능한 빨리 보급 물자를 보내겠다며 인도 수상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며, 파키스탄인들도 인도와 슬픔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오늘, 파키스탄 군용기가 보급 물자를 싣고 아메다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형제간에 싸울 때는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는 중국인들의 경구가 있다. 오늘 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나는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머니 가이아, 우리의 행성, 자연은 까탈스러운 존재지만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우리가 같은 인류라는, 그리고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다른 존재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뭄바이 선배는 계속해 ‘나는 죽은 이들을 위해 하나님에게 기도한다. 그들은 우리 대신에 죽었다’고 적었다.

아직도 나는 긍지에 가득 찬 희망을 가지고 있다. 내가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인류라는 종(種),인류라는 것을.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