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un 사회권의 권고에 즈음하여
보건복지민중연대(준)
김대중 정부의 구조조정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말살하고 있다
시장경쟁력 중심으로 사회권은 뒷전에 밀려났다. 낮은 보건분야 예산과 압도적인 수의 민간의료기관은 취약계층의 보건의료 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집착과 높은 방위비는 사회권 실현의 장애가 되고 있다. 장애인, 이주노동자, 여성에 대한 차별은 정부기관에서부터 고쳐지지 않으며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증, 노동기본권의 침해, 주거권, 교육권의 미약함은 이미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 한국정부 보고서에 대한 사회권위원회 최종견해 중에서 –
지난 5월 11일 금요일 유엔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사회권위원회)’는 한국정부가 제출한 제2차 정기보고서에 대한 검토 및 심의결과를 담은 최종견해를 발표했다. 유엔의 사회권위원회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사회권규약)의 심의기관으로서 경제위기이후 한국 사회권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발표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회권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IMF체제아래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사회권보장은 뒷전에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금융기구와 협상할 때 사회권 규약상의 의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과신이 사회권 실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대량해고, 고용상태의 악화, 소득 불평등의 심화를 가져왔으며 가정파탄이 증가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화 되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빠른 경제발전의 속도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과 보조를 맞추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권리들 혹은 일부 집단의 권리들은 경제회복과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 희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50% 가까이 되고 이들 중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 특히 이들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연금혜택, 실업, 의료혜택, 직업안정성 등에 있어서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황을 재검토(혹은 지위를 재고)하고 사회권규약 하의 권리들을 보장 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였다. 또한 대량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약하지 말 것을 강조하였다. “파업행위를 범죄시하는 정부의 접근방식은 ‘전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것’ “이라 규정하였고, 노동관련 시위에서 과도한 경찰력이 사용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파업권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형사소추를 중지할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하였다. 위원회는 또 “교원 및 공무원들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참여할 권리, 단체교섭권, 파업권이 법과 실제 모두에서 보장 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 관해서 위원회는 “보건분야 예산의 비율이(전체 정부 예산 중) 1% 이하이며 더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민간의료기관이 지배적(모든 의료기관의 90% 이상 추정, 금융위기 이후 더욱 악화되는 추세)이며, 이는 곧 사회의 한계 계층들이 보건의료에 접근하는 데 부정적인 결과를 의미한다는 점”을 지적하였으며, 작업장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강도의 강화에 따라 “최근 몇 년사이 산업재해 발생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해고, 비정규직 양산, 노동기본권의 억압, 공공의료의 취약성, 산업재해, 주거권, 교육권, 장애인 차별, 성차별 등 한마디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고, 오로지 세계자본의 효율성만 강조하며 구조조정을 강행한 김대중 정권3년을 유엔 인권기구는 “경제회복과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동자,민중들의 희생”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는 자세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보장의 요구를 폭력적으로 탄압한 사실과 강제철거 속에서 주거권의 보장을 요구하는 철거민,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점상에 대한 살인적인 폭력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또한 시장의 효율성에 기본한 보건복지 부문의 예산의 의도적 축소는 공공의료의 취약성과 더불어 반쪽짜리 건강보험에 의해 노동자, 민중들의 건강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산재노동자를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노동할 능력을 잃으면 사회에서 폐기처분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의 합법화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고, 사회경쟁의 논리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공교육, 장애인, 여성, 아동에 대한 차별에 대한 현실은 더 참혹하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가 이번 사회권위원회가 지적한 주요 문제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규약을 가입한 당사국으로서 권고를 이행해 나가기를 촉구한다. 더 이상 경제개혁을 빌미로 노동자 민중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희생하는 것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분노의 칼날이 이미 김대중 정부의 목을 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1. 5. 14
보건복지민중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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