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3일 영상물등급위원회 가요음반 소위원회가가 내린 ‘싸이’의 1집 음반 의 ’18세 이하 이용불가’ 판정에 대해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문화연대)가 성명서를 내고 이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영상물등급위원회를 비롯,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음대협) 등의 단체는 청소년 보호라는 자신만의 기준과 잣대로 그동안 문화적 표현물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해왔다’며 ‘(음반 등 문화적 표현물들의)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 “음란하다, 유해하다” 판정하는 것은 지극히 반문화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문화연대는 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수용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히 보수적이고 반문화적인 자신들의 판단에 의해 전체 청소년의 들을 권리를 묵살한 폭거’라고 규정하고, ‘(싸이 음반의 18세 이하 이용불가)판정을 철회하고, 앞으로 음반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검열도 중지할 것’을 주장했다.

아래는 성명서와 문화연대의 요구사항 전문.

“청소년보호위원회’ 및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음반에 대한 자의적인 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 싸이 앨범에 관한 영상물등급위의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에 대한 입장-

지난 23일 영상물등급위원회 가요 음반 소위원회는 ‘싸이’의 1집 음반 에 대해 ’18세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싸이의 음반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지난 2월 발매된 ‘싸이’의 음반에 대해 최근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싸이’의 음반을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해 줄 것을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요청했다. 그리고 영상물등급위원회 산하 가요 음반 소위원회가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제19조’를 적용하여 이 앨범을 ’18세 이용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싸이 앨범 재킷에 남성의 성기, 콘돔, 여성 속옷 사진 등을 수록했다는 점과 몇몇 노래에서 욕설과 음란한 내용을 싣고 있는 부분이 청소년들에게 해가된다고 판정 근거를 밝혔다.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문화연대)는 이러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결정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심의 의뢰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자, 공공연한 음반 검열로 보고 이에 대해 심한 유감과 우려감을 표한다. 더구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문제가 된 곳을 삭제할 경우 판정을 번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힘으로써 문화예술창작자들의 굴욕적인 자기검열을 부추기고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 1997년 10월 유승준의 음반 <웨스트사이드>, 1999년 3월 조PD의 데뷔앨범 <조PD 인 스타덤>, 1999년 5월 김진표의 노래 <추락>, 2000년 5월 DJ DOC의 <더 라이프…디오시 블루스>에 대해 한국공연예술진흥협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왔으며, 음반뿐 아니라 영화, 만화, 연극 등 각종 문화생산물에 검열이라는 잣대를 들이대 왔다. 또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음대협)과 같은 극히 보수적인 단체들은 청소년보호라는 자신들만의 기준과 잣대로 그동안 문화적 표현물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해왔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적용한 법률 제 19조 1항은 “음반의 내용이 사행심, 성적충동, 폭력 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 연소자의 건전한 인격형성을 저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연소자가 이용할 수 없는 음반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음반의 어떤 내용들이 사행심과 성적충동과 폭력 등을 조장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합한 기준이 명시되지 않는 한 결국, 음반 심의는 그것이 사전심의가 되었건 사후 심의가 되었건 심의하는 이들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의해 결정되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싸이의 앨범의 전체적인 내용들은 본인 스스로 밝혔듯이 과격한 표현을 통해 삐뚤어진 사회에 대한 조롱과 냉소를 보내는 맥락이 존재한다.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 “음란하다, 유해하다”고 판정하는 것은 지극히 반문화적인 기준에 근거한 것이다.

우리는 ‘영상물등급위원회’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오늘날의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수용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히 보수적이고 반문화적인 자신들의 판단에 의해 전체 청소년의 들을 권리를 묵살했다고 본다. 이런 정도의 문화적 표현들이 허용될 수 없는 사회가 과연 성숙한 시민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가?

싸이의 앨범 역시 가사내용이 몇몇 비속어들을 담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용어들이 청소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성적충동을 자극시킬만큼 위험한 용어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기존에 합법적으로 출고된 싸이 앨범에 대해 전량폐기를 요구한 것은 종교성을 지닌 시민단체로서 주장해서는 안되는 파시즘적 발상이자 청교도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월권행위이며, 대중음악을 포함한 문화산업에 대한 전체주의적 개입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지난 96년 6월 7일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가 철폐되었지만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는 지속적인 사후심의를 통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다. 욕설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몇몇 욕설과 비속어가 노랫말에 쓰였다고 해서, 또 이런 음반을 청소년이 듣는다고 해서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형성이 저해 받는다는 사고는 온당치 못하다.

청소년의 인격형성을 저해하는 것은 오히려 국가에 의해 문화 생산품이 검열 당하고, 청소년의 들을 권리와 볼 권리가 차단 당하는 현실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구와 함께 싸이 음반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의 판정이 철회될 것을 주장함과 동시에 앞으로 음반에 대한 검열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1.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심의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라.

2.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청소년 보호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청소년에 대한 문화적 접근권의 차단을 즉각 중지하라!

3.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심의라는 이름으로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

4.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수용력, 창작행위의 사회적 맥락을 무시한 채 청교도적인 청소년보호 이데올로기를 강변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간의 행위들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01. 5. 25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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