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25)씨는 일주일에 몇 번씩 인터넷 업체에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대부분 자사 사이트와 제휴한 신용카드를 신청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이다.

최씨는 “얼마 전에는 I에서 ‘사이트 이용에 필요하니 비밀 번호 하나만정해달라’며 막무가내여서 알려줬더니 일주일 뒤 카드가 날아왔다”며 “업체에 항의했지만 ‘다른 기능도 많으니 한 달만 써보라’는 대답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인터넷 업체와 신용카드사간의 제휴카드가 쏟아져 나오면서 회원정보를 바탕으로 한 무리한 가입자 확보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져가고 있다.

‘LG-옥션카드’, ‘LG-데이콤’, ‘LG-인티즌’, ‘삼성-네이버’, ‘삼성-야후’ 등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하고 있는 제휴카드는 신용카드 기능 외에도 연회비 면제, 이용 금액 일부의 사이버머니 적립, 놀이공원 입장 할인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인터넷업체가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 주민등록번호및 비밀번호를 요구하면서 강압적으로 가입을 유도한다는 것.

심지어 신청도 하지 않은 카드를 임의로 발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개인정보침해센터에는 최근 “개인 정보가 동의 없이 카드사로 넘어간것 같다” “앞뒤 설명도 않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며 막무가내로 가입을 유도했다”는 등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경쟁적 회원 늘이기의 배경에는 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카드사의 가판영업이 금지됨에 따라 “이제는 20~30대 네티즌을 잡자”는 각 사의 회원유치 전략에 맞물려 있다.

게다가 가뜩이나 어려운 닷컴들에게는 한 명당 5,000원 안팎에 이르는 가입자 확보 수수료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삼성카드, LG캐피털 등은 제휴카드 가입자 확대 덕에 올 들어 3개월 새각각 100며 만 명 이상의 신규회원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0만 명의 제휴 카드 회원을 모집한 S사 관계자는 “수수료 이익 외에도사업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 유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관련 법률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제휴사 등 제 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용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 업체들이 아예 약관에 ‘회원정보의 제휴사간 상호공유 및 이용에 동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가입자가 이를제대로 읽지 않은 채 약관에 동의하기 때문에 처벌이 여려운 실정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원창수 상담실장은 “업체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정당한 사유 없이 누설하도록 허용된 약관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해 무효로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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