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회 때와 2회 때의 흐름들에게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 1회 노동미디어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국제회의에 많이 참여해 보지 못한 국내 활동가들에게는 전혀 회의에 대한 단상을 잡기가 곤란했다. 하지만, 전부터 국제적 연대의 틀은 존재했었으며 특히 97년 당시 총파업 투쟁 지원단의 활동은 국내 활동가들에게 국제연대의 마인드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 충분한 활동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서 한국에서 국제연대 회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당시까지 노동과 관련되어서 국내 활동가들이 알고 있었던 국제회의는 Labor Tech라는 회의가 있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 유럽 쪽의 상황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당시 남아공, 네델란드, 일본 및 국제연대 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던 영국과 미국의 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해 국내 활동가들의 국제적 / 국내적 인식의 지형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회 때는 주로 뉴스레터 및 DB 활용 방안 등 논의 내용에 대해서 체계적인 관리 및 실천적 전망 마련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99년 2회 노동미디어의 경우 독자적 TV 채널 운동 등 1회하고는 다른 주제들이 몇 개 추가되었지만, 큰 범주에서 1회하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1회 참여 활동가들이 다시 참여함으로써 고민의 틀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했던 것은 1회때 같이 열렸던 국제노동영화제가 2회때는 독립된 기획을 통해서 준비되었다는 것이다. 1-2회는 미디어 운동 상황의 연속선 상에 있었다라고 할 수 있다.

2. 그렇다면, 수년이 지난 현재의 국제적 노동진영의 흐름은 어떠한가?
– 3회의 경우는 1-2회하고는 나름대로의 차별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2년의 기간동안 운동진영에 영상패들의 붐이 상당히 커졌고,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한 투쟁에서의 활용 및 퍼블릭 억세스 등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런 모습이 다른 국가 활동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제가 되었다. 인터넷이라는 민주적 공간에 대한 국가 및 자본의 공격과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는 노동진영에도 상당히 중요한 주제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에는 인터넷을 단순히 활용의 공간으로만 이용했다라면, 앞으로는 초고속 통신망이 설치되고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쟁의 매체로서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노동운동 진영에 제기되고 있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로 인한 문제들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또한 1세계 국가들의 노동운동이 관료화/보수화 되어있는 국제적인 분위기는 우리나라는 또다른 지형에서의 고민이 필요함을 전제하고 있다. 미국 노조연합조직인 노동총동맹산업별회의(AFL-CIO)의 경우도 현재는 상당히 보수화 되어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국제연대 투쟁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던 영국 리버풀 항만 노동자들의 투쟁의 경우도 영국 내 전국 노동조합 중앙에서는 지원을 받지 못했었던 투쟁이었다. 이런 흐름은 2차대전 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재편과정에서 나타난 운동진영의 체제 내 편입과정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급진적 비판이 약화되어가고 있으며, 조직적으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끌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투쟁 위에 굴림하려는 권위적 성격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에서 90년대 이후 조직내 급진적인 세력들에 의해서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솟구쳤으며, 실제 노동미디어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이 그런 세력들이었다.

3. 이런 분위기에서 노동미디어 회의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시기별로 미디어와 관련해서 포괄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급속한 기술적 변화와 미디어 산업의 재편을 노동 계급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단술 활용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서 계급 재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고민해 봐야 한다.

인터넷에 대한 자본의 공격 예를 들어 거버넌스, 검열 등에 대해서 노동운동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개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전망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시기 세계화에 반대하는 여러 가지 투쟁들, 예를 들어 시애틀/제노아에서 보여주었던 민중들의 투쟁, 그리고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저항이라는 형태로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미디어 이전에 다루어져야 하는 문제들이다.

노동미디어회의는 이런 투쟁이 국제연대에 있어서 항상 새로운 미디어와 결합되어 있었다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부터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노조 영상패의 활동들을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

1회 2회의 노동미디어의 성과물들이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이들은 축적된 자료로서는 기능을 했지만, 일상적 토론 및 실천의 단계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회의 개최 주기와는 무관하게 일상적 투쟁에서도 활용할 수 있고, 고민을 심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노동미디어가 정리한다는 개념의 종착지가 아니라 논의를 더욱 활성화 시켜서 각 투쟁 단위의 실천적 전망을 마련할 수 있는 기착지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4. 노동 미디어 회의가 기술적인 부분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다보면, 아직 기술적으로 미약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제3세계의 경우 회의 참여도가 적을 수 있을텐데요. 1세계 중심의 논의 구조에 빠질 우려도 있습니다.
– 우선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상황이 있다. 디지털 갭의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 이야기지만, 세계화의 덕택으로 미디어의 기술이 실제 많은 지역으로 확산이 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 운동진영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이 되고 있다. 아직은 작은 수위일지라도 3세계 투쟁의 사례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하나씩 연대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가간 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뛰어넘기 위한 다양한 전략 및 전술 구상이 필요하다.

특히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아주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는 1세계의 기술과 3세계의 사회적 모순이 병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서, 우리의 투쟁을 스스로 어떻게 정리하고 일반화시킬수 있느냐가 전세계 운동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해외 활동가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국내 사례를 표본으로 삼고있는 나라들이 많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운동진영의 세력이 미약한 가운데, 활동가들은 우리나라의 사례에 항상 귀기울이고 연대하려고 하고 있다.

5. 올해 노동미디어의 경우 지난 1회 2회때보다 준비기간이 상당히 늦어진 것 같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맞는 이야기이다. 실제 몇 개월 정도 준비기간이 단축되었고, 많은 활동가를 결합시킬수 있을까 의문이다. 현재 주요한 투쟁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같이 결합했었던 활동가들을 얼마나 많이 초청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각국의 노동네트워크들을 비롯해서 수많은 나라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올라오는 국제적 투쟁의 새로운 주체들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들을 진보적 노동운동의 전선으로 결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