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무역정책의 초점 ‘미주자유무역지대’

1998년 4월 미주지역 34개 국가의 지도자들이 제 2차 미주정상회담을 위해 칠

레의 산띠아고에 모였다. 의제에는 교육, 민주주의, 빈곤과 같이 광범위한 주제

들도 포함되나 사실상 경제통합과 관련된 이슈들이 분명 이 회의의 중심이었다.

1994년 정상회담에서 형성된 기대와는 달리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는 느리게 진

행되고 있다. 마이애미 회의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앵커리지에서 띠에라 델 푸에

고에 이르는 자유무역 협정체결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꿈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

지를 보였다.

정상회담의 최종선언에서 쿠바를 제외한 참가국들은 2005년까지 모든 미주지

역을 연결하는 역사적 미주자유무역지대( Free Trade Area Agrement,FTAA)를 설

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 목표는 현재의 자유무역협정이 실질적인 경제

적 이익을 만드는데 실패한 것을 보면 이루기 어려운 꿈인 것 같다.

첫번재 정상회담에서 클린턴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다스리고 경제성장을 재

건하는 건전한 정책”을 채택한 정부들을 찬양했다. 메히꼬는 경제개혁의 모델

로, 그리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무역협정의 모델로 추앙되었다.

그러나 열흘 후, 메히꼬의 뻬소화는 급격한 하락을 맞이했다. 그것은 미재무

성과 국제통화기금이 지원한 구제금융에 첨부된 긴축조항과 함께 메히꼬 경제를

깊은 침체로 빠트렸고 메히꼬의 임금, 구매력, 그리고 수출품 가격을 낮추어 미

국의 실업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위기의 효과는 메히꼬를 넘어섰다. 메히꼬의 통화위기와 현재의 동아시아 금

융위기는 전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들었고 세계화의 자유무역 모델에 대한 확신은

흔들렸다.

97년 11월 클린턴행정부가 새로운 협약을 협상할 급행(fast-track)권한 요구

를 철회해야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계속되는 위기가 자유무역협상

에 대한 국민들과 의회의 열정을 약화시켰지만, 각국정부는 정상회담에서 시작

된 과정을 지속했다. 코스타리카의 산호세에서 열린 98년 회담에서 각국 통상

장관들은 98년 9월 30일에 FTAA를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또한 시장 접근과 투자 같은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각각 다른 나라가

이끄는 9개의 국제 협상그룹을 설립했다. 그 회의의 최종선언은 협상그룹이

2000년까지 FTAA를 향한 “상당한 진전”을 이뤄줄 것을 요구했다.

급행권한은 없지만 클린턴 행정부는 2005년까지의 협상타결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조달과 세관절차 같은 문제에 대한 일련의 잠정적 협정을 옹

호하고 미국경제계는 그 지역의 “가장 좋은 관행”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역투자

협정을 맺을 것을 로비하는 반면, 다른 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많은 영역에서 진

척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떠한 협약에도 동의하기를 꺼려한다. 산호세에서 맺

은 양해각서는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만들어진 협상원칙, 즉 ‘모든 것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타결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지난 몇년간 남미와 카리브지역에서 서로 다른 국가들 사이에 많은 무역 투자

협정이 체결되어왔다. NAFTA, 남미공동시장(Mercosur), 안데스 협약, 카리브공

동체(Caricom) 같은 지역협정외에도 지역그룹과 개별국가들 사이, 그리고 칠레

와 메히꼬 사이에서처럼 양자협약도 있다. 마이애미 정상회담에서 설립된 실무

그룹의 거대한 과제 중 일부는 정확히 어떤 협약들이 지역에서 체결되었는가를

문서화하고 비교하는 것이다. 이 작업의 많은 부분이 완성되었다.

정부들이 개별적으로 협상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특

히 중요한 것은 국가들이 블록으로서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산 호

세에서의 합의였다.

FTAA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메르코수르(Mercosur) 당사국들(브라질, 아르헨티

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그리고 협력국인 칠레와 볼리비아)은 안데스협정 당사

국들처럼 그룹으로서 협상하고, 반면에 미국, 캐나다, 메히꼬는 개별국가로서

협상하게 될 것이다. 만일 비NAFTA 국가들이 협상전략을 조정하고 현재의 무역

블록을 강화하면서 협상에 참여하게 되면 그들은 NAFTA국가들과의 협상에서 개

별국가로서 협상하는 경우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메르코

수르와 다른 그룹을 통해 APEC국가들, 그리고 특히 유럽연합과의 협상에서 공동

의 행보를 보임으로써 이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들의 크기와 경제적 힘 덕택에 NAFTA와 메르코수르는 FTAA 협상진행중 체결

될 협약의 두 주요한 모델로 기능할 것이다. 그 두 협약의 외관상 차이에도 불

구하고 – NAFTA는 무역협정이고 메르코수르는 공동시장이다 – 그들은 사실상 비

슷한 협약이다. 둘다 광범위한 무역과 투자체계의 자유화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

이다. NAFTA는 회원국에서 생산된 상품의 무역에 대한 장벽은 낮아지지만 각국

은 비회원국에서 오는 상품에 대한 관세부과능력은 보유하는 자유무역지대를 설

립시킨다. 그러나 NAFTA는 단순한 무역협정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또한 자본이

동자유화, 지적재산권보호, 해외투자개방, 일정 사업가와 전문가들의 노동이동

의 일시적 자유화 등의 조치를 포함한다. 그래서 사실상 그것은 공동시장의 요

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공식적으로 공동시장이라고 명명되었지만 그 지위를 완전히 성

취하지는 않았다. 1991년 1월 1일 4개의 회원국들에 의해 서명된 아순시온

(Asuncion)조약은 블록내부 무역의 90%에 대한 관세를 즉각 철폐하였고 남은 예

외들도 99년까지 철폐하도록 되어있다. 그것은 또한 비회원국으로부터의 수입품

의 85%에 대한 평균 14%의 공동관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많은 쟁점에 대한 보충

적 결정과 결의가 진행중인 협상에서 회원국들 사이에 합의되었지만 노동력 이

동과 공동 노동기준 같은 쟁점에 대해서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노동이동

조항의 부재와 공동관세 예외는 메르코수르가 진정한 공동시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NAFTA와 메르코수르는 둘다 해외투자의 규제완화를 포함한다. 각 협정은 회원

국 출신의 해외투자자들이 (약간 예외는 있지만) 국내투자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 협정은 또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일정한 수준의 수출

이나 기술이전을 성취하도록 강제하는 요구조건을 금지하고 있다. NAFTA는 더

나아가 비회원국출신의 해외투자자들에게까지 어떠한 요구조건도 부과하지 못하

도록 한다.

이러한 규정들은 공공 및 금융 서비스 분야의 규정들과 함께 지난 10년간 그

지역에서 시행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리하여 양 협

정은 회원국들에게 심각한 부정적 함의를 갖는다. 예를 들어 국가가 해외투자를

규제하지 못하면 산업 또는 개발 전략의 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들은 점차

적으로 극심해질 국제자본유치를 위한 노력 속에서 임금을 인하해야 하고 열악

한 노동조건을 인정해야 하며 환경규제를 무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

로 미국의 실업, 임금 인하 그리고 경제적 불안정에 기여한다.

NAFTA식의 경제통합 모델의 실패의 증거는 계속 나오고 있다. 메히꼬의 페소

화 위기에 뒤이어 국제통화기금과 미재무성은 메히꼬가 무역 및 투자 체제의 자

유화를 지속하고 뻬소화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금리를 유지하여 NAFTA하의 약속

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이자율, 저하된 소비자 구매력, 그리고 수입품

과의 경쟁증대는 중소 생산자들과 소매업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 그외에도 약

200만명의 메히꼬인들이 직장을 잃었고, GDP성장률같은 거시경제적 지표는 지난

몇년간 긍정적으로 나왔으나 대부분의 메히꼬인들의 생활수준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비공식 영역으로 내몰리고 복지혜택없이 또는 비정규직 조건하에서 최

저임금 이하를 받고 일하는 메히꼬인들의 숫자는 극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NAFTA 가입 이후 기본 최저임금의 구매력은 24%가 감소했다.

해외투자를 유치하려는 절망적인 노력을 하면서 메히꼬정부는 또한 이미 형편

없이 시행되고 있는 환경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법률개혁을 이끌었다. 미국쪽에

서는 17만명 이상이 NAFTA협약때문에 직장을 잃은 것으로 NAFTA무역조정지원프

로그램에서 확인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메르코수르의 부정적인 효과는 그리 분명하지 않다. 많은 무역자유화조치가

겨우 작년부터야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곤란한 결과들의 징후들

이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르과이의 노조연맹들은 증

가하는 실업에 항의하며 메르코수르정상회담 동안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그러

는 동안 이미 재정이 바닥난 그 지역 정부들은 메르코수르시장에 이끌리는 투자

자들에게 더 큰 세금감면 유인을 주기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NAFTA와 극명하게 다르지는 않지만 메르코수르는 남미국가들에게 몇몇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아순시온조약은 경제통합과 관련된 다양한 쟁점에 대한 토론 과

정을 만들었다. 메르코수르는 그 구조가 NAFTA보다 더 유연하기 때문에 결국에

는 노동권, 환경문제 그리고 다른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규정을 포함할

수도 있다.

NAFTA와 메르코수르 모델에 기반한 미주지역 전반의 무역협정이 회원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경제발전을 촉진할 경제적 관계의 굳건한 토대를 만들 것이

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NAFTA의 경험은 무역의 이익이 자동적으로 전체 민중에

게 흘러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신에 무역협정은 상위계

층만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개발의 도구로서 기능하도록 구체적으

로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주지역의 무역협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은

협상과정을 서로 다른 사회적 영역의 더 광범위한 대표들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산 호세 각료회의에서 체결된 협정은 FTAA 협상진행 중 노동, 환경단체, 학계

그리고 재계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정부간 위원회의 설립을 규정하고 있다.

이 기제가 어느 정도의 진보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시민사회의 관점

이 협상에 들어가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더우기 산호세 협정에서 지정된

것보다 훨씬 더 광범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역경제통합에 대한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 이 위원회가 실질적인 것인지 아니면 장식용인지는 전미주의 시민사회단

체들이 정부대표들에게 자신들의 관심사와 제안을 표명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

는 산띠아고 정상회담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노동, 환경 그리고 다른 관련 사회적 쟁점들이 협상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 결과로 나오는 협약들은 국제노동기구협정, 모든 형태의 여성차별을 제거하

기 위한 UN협정, 미주인권협정 같은 국제적으로 승인된 조약들을 인정해야 한

다. 이외에도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이뤄진 모든 합의는 구속력없는 부속협정이

아니라 무역협정의 본문에 포함되어야 한다.

투자정책에 대한 접근 또한 분명한 규정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요구와 국가

경제의 요구를 조화시키도록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국가개발계획을 추구하기

위하여 중소기업 및 여타 핵심 경제영역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뿐만 아니라 해

외투자가들에 대한 요구조건을 부과할 수 있는 권리도 보유해야 한다. 식량 및

영양 안전성을 유지할 국가의 권리(예를 들어 기본 곡물을 투자자유화조치에서

제외하는 것)또한 확립되어야 한다.

미주정상회담에서 클린턴대통령은 FTAA를 통해 “우리는 자유와 무역 및 경제

적 기회가, 미주인들의 공동재산이 되는 번영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선언했다. 만일 이 동반자 관계가 모든 미주의 민중을 포괄하려면 –

소수의 엘리트적이고 서로 잘 연결된 투자자 그룹들뿐만 아니라- FTAA과정은 근

본적으로 민주화되고 재조정되어야 한다. 이 지역 미래의 안정이 그것에 달려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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