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6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노사는 ‘한 가족 공동운명체’라는 인식 하에 노사화합 공동선언을 결의했다. 선언문에서 노조측은 ‘초일류 현대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최고의 생산성 향상을 이룩할 것을 약속하며, ‘무분규, 무파업’을 실현키로 했다. 가장 강력한 민주노조임을 자랑하던 현대자동차노조가 앞장서서 노동자의 단결·투쟁권에 족쇄를 채운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와 관련해 전송수 아산지부장은 “지난 8.24 합의정신에 입각해 노사화합선언을 한 것”이라며, 현재의 고용불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울산 본조의 표정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지난 8.24 노사정 합의는 조합원들로부터 부결된 상황이기에 ‘공동선언’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그런 가운데서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을 향한 정부의 공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동선언이 있은 다음 날 27일 현대자동차 현장조직인 ‘실천하는 노동자회’ 의장인 박상철 씨는 수배 도중 구속되었다. 이로써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 67명 가운데 지금까지 51명이 붙잡혔고, 이 가운데 15명이 구속됐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노사화합이란 오뉴월의 개꿈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아산공장의 사태, 공권력의 쉴 새 없는 탄압, 신뢰받지 못하는 집행부, 이것이 오늘날 현대자동차노조를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기대와는 무관하게 노조 상층부에 의해 독단적으로 저질러진 ‘공동선언’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죽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 상반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사업장이 현대자동차라는 사실을 결코 잊으면 안 된다. 이것은 정리해고와 최고의 생산성이 빚은 야만적인 결과이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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