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도 국정감사는 온갖 추악한 은폐와 비리, 한 많은 죽음이 폭로된 계기가 되었다. 가장 끔찍한 은폐는 인천·경기지역 공기업과 대기업들이 산업재해를 일부러 숨겨온 사실과, 실업자들의 자활을 목적으로 지난 5월부터 시행된 공공근로 사업에서 무려 215명이나 중대재해를 당하고 사망자가 11명이나 된다는 사실, 또 그럼에도 산재보험이 적용 안돼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그것이다.
특히 산재왕국 사업장으로 유명한 경동산업은 무려 25명이나 되는 산재 당한 노동자들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져, 해마다 재해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며 자아자찬하고 있는 노동부의 발표가 순전히 거짓말임을 입증하였다.
나아가 공공근로사업장에서의 경악할만한 산업재해는 그 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공공근로사업의 문제점을 단번에 드러냈다. 정부는 그 동안 공공근로사업에 투입된 실업자들이 도덕적으로 해이하고,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일관되게 비난해왔다. 그래서 내린 방침은 일당 3천원 삭감과 함께 불만불평을 가진 실업자의 즉각 해고였다.
그러나 노동부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실업자들은 산재위험성이 다발적인 업종과 노동강도가 엄청난 숲 가꾸기 사업 등에 안전대비도 없이 투입되어 속수무책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산재처리도 안돼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을 했던 실업자들에게 생활안정이 아닌 무시무시한 재앙을 안겨주었다.
노동자를 병신으로 만드는 자들은 누구인가? 실업자를 죽음의 계곡으로 몰아넣는 자들은 또 누구인가? 김대중 정부가 주창한 ‘2003년 1인당 국민소득 1천불 달성’은 누구를 위한 슬로건이고, 얼마나 많은 병신과 말없는 죽음을 위한 찬송가인지를 노동자와 실업자들은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산재왕국의 현실이기에.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0/31>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