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운동과 노동조합운동과의 만남! 이 극적인 결합이 생존권 쟁취라는 절대절명의 과제 앞에서 이뤄졌다. 16일 한국노총 산하 실업자 쉼터인 평화의 집에서 ‘서울지역실업자협의회’가 발족하고 난 다음날 ‘전국실업운동단체연석회의’에서 주최한 실업반대를 위한 국민대행진이 전국 5개 도시에서 전개된 바로 그것이다. 또한 민주노총 지역조직 및 각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하고 있는 ‘IMF 범국민운동본부’는 16일 ‘고용·실업대책 대전 충남 범국민운동본부’를 발

족하여 노동조합운동과 실업자 운동과의 본격적인 접촉을 개시하였다.

양대 노총이 실업자 운동의 기치를 올린 까닭은 다름 아닌 실업자의 조직화, 조합원화에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 올 연말까지 대구, 광주 등 전국 15개 시도의 실업자협의회를 차례로 설립한 뒤, 늦어도 내년 2월까지 ‘(가칭)전국실업자

연맹’을 출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복안은 민주노총 역시 마찬가지. 이에 대해 노동부는 실업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설사 노동조합이 출범되어도 인정할 수 없다는 책상머리 행정의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움직임을 본다면, 실업자의 노동조합은 필연적이다. 노동조합으로 인정받느냐, 안 받느냐는 결국 정부와 실업자 운동 간의 힘관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남은 것은 실업자 운동이 단지 제도의 틀 안에 머무를 것

인가 아니면 특유의 운동성을 발휘할 것인가 등등의 문제로 나타난다. 정부의 고민 역시 없을 수 없다. 세련된 떡고물로 달랠 것인가, 철퇴를 내려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오늘날 실업자 운동의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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