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간 수유+너머’가 ‘한미FTA반대! 새만금에 생명을, 대추리에 평화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생명의 권리를 묻기 위한 대장정 – 걸으면서 질문하기’를 내걸고 10일부터 22일까지 부안에서 새만금, 평택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장정이다. 민중언론 참세상은 대장정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의 소식을 연재로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아침 일찍 기상! 아침을 먹고 햇창갯벌로 향했다. 장승과 솟대들이 나부끼는 그 곳, 제 자신이 자연임을 너무 쉽게 망각하는 오만방자한 인간들 때문에 이제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가는 그 땅에서 우리는 행진을 시작한다. 굳어버린 진흙에 화석처럼 박힌 채 죽어 있는 무수한 생물들. 으아악! 갯벌은 무덤으로 변하고 있었다. 죽합, 백합, 그리고 이름 모를 무수한 조개들, 소라들이 속수무책으로 자신들의 죽음을 지켜보았을 것을 생각하니, 아팠다. ㅠㅠ
한때는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며 삐져나오는 부드러운 진흙이 수억의 생명체를 품고 있었겠지. 하늘의 별처럼 많은 고동들이 물길을 따라 머언 길을 이동했을 거야. 갯지렁이가 꼬물거리고, 커다란 눈의 말뚝 망둥어는 기운차게 튀어 오르고, 삐뚤삐뚤 농게들이 만드는 조그만 구멍들이 가득한.


“바다 조개의 80%가 새만금에 와서 산란을 했었대. ”
옆에서 함께 걷고 있던 나우시카가 나지막하게 말한다.
“새만금은 8000년 동안 수많은 생명이 살던 공동체였다구.”
“칫, 누가 워킹 네이바 아니랄까봐-_-”
“백합이 왜 백합인 줄 알아? 백이면 백 모두가 제각각이어서 그렇게 부른다는 거야.”
윽. 눈물나올 것 같았다. 인간에게 똑같은 삶이 하나도 없듯이, 백합도, 갯벌을 채우며 공생하던 수많은 생명도 그렇다. 그 무수한 삶 중에 불필요한 삶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지금, 허연 속살을 쩍 드러낸 채 살해당한 저 백합. 칼날처럼 갯벌에 박혀 굳어버린 맛조개들. 인간은 어쩌다가 이 모든 생명들을 죽이면서 몸집만 키우는 비대한 괴물이 되었을까. 펄럭이는 현수막에 기가 막힌다. ‘친환경 개발’이라니!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