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교수’ 논란의 불똥이 정치권으로 튀고 있다. 한나라당이 13일 당론으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인 최 교수(고려대)의 자진 사퇴를 권고한 데 이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이세기 의원(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의 우산 속에 분홍빛 좌경화의 돌풍이 불고 있다”며 “6·25를 `역사적 결단’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국헌 의원은 “최장집 위원장에 대해 대통령이 해임 조처를 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윤성 의원도 “총리가 최근 지적한 `분홍색 사람들’은 누구와 어떤 세력을 지칭하는 것인지 밝히고, 최 위원장의 해촉을 건의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자민련의 이태섭 의원도 “6·25가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라면 전몰군경과 상이용사, 1천만 이산가족은 어떻게 되는가”라며 “공인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당연한 책임이행”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출신인 길승흠 의원은 “최 교수는 보수와 진보라는 틀을 넘어 객관적으로 한국현대사를 조명하려한 한국의 대표적인 정치학자”라면서 “최 교수가 `역사적 결단’이란 용어를 사용한 전체 맥락과 진의에 대해 법원이 해석을 내렸음에도 이는 전혀 도외시하고 <월간조선>의 주장만을 근거로 비과학적인 주장을 펴는 것이 말이되느냐”며 최 교수의 해촉을 촉구한 의원들을 비판했다.

길 의원은 이와함께 “총리는 최교수의 논문이 학문의 도를 넘었다고 했는데 이것이 총리의 입장인지 자민련 명예총재로서의 입장인지 견해를 밝히라”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김 총리는 “최 교수의 논문이 국민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면서 “지난 11일 법원이 `역사적 결단’을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선택’이라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이라고 해석했는데, 나는 `역사적’이라는 말은 긍정적 의미로서 부정적으로 쓰인 예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립묘지에 잠든 수십만 영령과 나라를 위해 싸운 전우들이 이런 소리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걱정돼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개인적 학문의 자유를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원장으로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론 분열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공식 당론으로 최 교수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월간조선>에 대한 최 교수의 가처분 신청을 수용한 지난 10일의 법원 결정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국민회의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21세기가 내일모레인데도 퇴영적이고 수구적인 냉전 논리에 매달리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평과 안목을 넓히는 데 유익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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