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월 누드모델 이승희씨는 국위를 선양한 국제적인 스타로서 금의환향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도 국내에서는 이승희씨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죄목은 ‘음란물 유포죄’.
이승희씨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보여주고 있는 이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음란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입장과 분열, 그리고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정치적인 논리를 드러내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1996년 중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승희 붐은 네티즌들의 홈페이지 제작 열기로도 이어져 그해 말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경찰은 1997년 들어 ‘음란물 배포’라는 명목으로 홈페이지 제작자들을 기소하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기소되었던 천리안 넷동 시삽인 노상범(32)씨는 공개적으로 사건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서 많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98년까지 이어진 ‘이승희 홈페이지 사건’은 마침내 지난 10월 13일 재판부가 노상범씨에게 내린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죄에 해당, 벌금 200만원”이라는 판결로 일단락이 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씨가 인터넷에 게재한 이승희의 누드사진은 체모까지 드러나는 등 음란성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컴퓨터 영상에 대해서는 음란한 문서.도서.필름 등을 음란물로 규정하고 있는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고 대신 음향이나 영상물까지 포함해 처벌토록 한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판결은 이승희씨가 문제의 누드 사진 없이는 국내 최고의 스타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네티즌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적인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음란성’의 기준이 이중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노씨가 운영하고 있는 ‘이승희 홈페이지 유죄판결 항의 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의 주소는 http://user.chollian.net/~irocz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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