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7.3% 생활물가 11.4% 올라
사상최초 명목임금 1.2% 감소
먹고살기 1년새 14배 힘들어져
대량실업에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98년 9월 현재 실업자수는 지난 해 같은 달 46만9천명(2.2%)보다 1백10만3천명이 증가한 1백57만2천명(7.3%)이다. 그러나 올해 9월 현재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 해 9월보다 64만3천명이 늘어난 9월 1천3백71만6천명이어서 늘어난 인원이 취업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로 추정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계층은 느닷없이 일자리를 잃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실직자 중 62%가 일용직이나 임시직이다.
물가도 천장 높은 줄 모른다. 올해 10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 해 같은 달보다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탁비누, 설탕, 휘발유, 도시가스, 등유 등 반드시 필요한 물품들이 인상되 탓에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10월 현재 1백26.5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4%나 상승했다.
1970년 임금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명목임금이 감소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비농전산업 10인 이상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명목임금은 1백38만5천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더욱 실질임금증감율은 지난해 2/4분기 5.5% 증가했던 것에 비해 올해 2/4분기에는 8.6%나 감소했다.
IMF 1년을 맞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도시근로자 3천6백가구 소득조사’ 결과는 하위 80%의 소득이 지난 해 상반기보다 5.5∼14.9%가 준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오히려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는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까닭에 고금리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금납부율은 정반대다. 상위 20%의 세금납부액 증가율은 지난 1∼3월 3.6%에서 4∼6월 1.8%로 줄었으나 하위 80%는 1∼3월 11.7∼17.6%에서 4∼6월에는 17.2∼25.3%로 늘어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서울의 노숙자 수는 모두 2천5백50명. 연말까지 3천3백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의 실직이나 가정경제 파탄으로 점심을 굶는 학생 수도 8월말 현재 초등학생 6만9천88명, 중고교생 4만3천7백60명 등 11만2천8백48명에 이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율이 30%이상 치솟았다. 대법원 통계과에 따르면 IMF 이전보다 이혼율도 크게 증가했다. 40, 50대 부부의 ‘생활고 이혼’이 특히 많다고 한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아버지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마저 자르는 현실이 우리가 맞은 IMF 1년이다.
경제난으로 인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고통을 지수화한 것이 ‘고통지수’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데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뺀 수치다. 지수가 높을수록 고통이 심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우리의 고통지수는 20.9로 지난해의 1.47보다 무려 14배나 높아졌다고 한다. 살기가 14배나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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