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그 시위현장에서
이글은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여러 나라 민중운동에 대한 체험과 경험을 하고
있는 익명의 한 핀란드 활동가가 보내온 글이다-편집자 주-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인도네시아에서 11월 12-13일에 걸쳐 군인들이 시위자들
을 무참히 죽였습니다. (지금까지 19명 정도가 죽었다고 추측됨) 또한 많은 사
람들이 맞았고 군인들이 다친 시위자들을 태운 차를 몰고 가버린 후 “사라져버
린” 이들도 있습니다. 그 당시 시위참가자는 5십만에서 백만을 넘는 것 같았습
니다.
시위는 여전히 강도 높게 되고있고 대다수 사람들은 정부에 대해 내놓고 화를
냅니다. 지난주 수요일 제가 자카르타에 왔을 때, 죽은 시위자들을 애도하는 반
기가 곳곳에 펄럭이고 있었습니다.(심지어 군대에조차!)
12-13일 있었던 학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은,
그리고 아주 순수한 학생 시위였지만, 학생들은 거의 매일 시위를 해왔습니
다. 인도네시아에는 다양한 수위의 투쟁과 갖가지 이념을 갖은 학생단체들이 있
습니다. KOMRAD(좌파), FAMRED(모슬렘과 천주교 양쪽 다 받아들이는 해방 이데
올로기), Forkot(지극히 민주적이지만 아주 전투적인)가 매우 중요한 단체들로
꼽힙니다.
저는 이곳에서 유일한 좌파(반자본주의자)인 인민민주당(PRD) 주변 사람들과
만나고 있습니다(KOMRAD도 PRD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혁명적인 좌파-사회민주
당원들”이라고 합니다(어법상 매우 모순된 감이 있지만).
실재로 이들은 무정부주의/무정부주의적 노조조합주의(anarchosyndicalism)를
포함해, 모든 사회주의 학파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 것 같고, 회원들에게 무정부
주의 책들을 배부하기도 했습니다.
수하르토가 쫒겨 나고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즈음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야단
법석을 떠는지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현 인도네시아군사정권이 수하르토를 빼
닮았다고 하면 이해하시겠지요.
인도네시아는 군인들이 마치 자신들이 점령한 국가인 마냥 통치하고 있습니
다. 군인들이 모든 요직(주지사, 지방 행정부, 국회, 내각 등등)을 차지했고,
공식적으로 군대는
“이중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외부에서 오는 위협을 방어하고 동시에
내부적인 안정성을 보장합니다. 그러므로 곳곳에 스며있는 군사정권이 없어질
때까지 민주란 희망은 한줌도 찾을 수 없습니다. 급진적 민주 운동은 “이중 기
능” 제거를 가장 중요한 요구 사항으로 내놓고 있습니다(그 외 다른 요구사항으
로는 모든 정치범 석방, 하비비 사임, 과도정부 창설, 동티모르 국민투표, 수하
르토 기소 등입니다).
더 급진적인 세력(PRD같은)들은 과도정부는 일종의 풀뿌리 민주주의/노동자
평의회 같은 인민 위원회/회의에 바탕해야 한다고 생각하려 합니다(민중의회 창
설 시도는 전에도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윤리적/종교적 폭동을 옹호하는 척하여 자신들의 추악함을 속이려
듭니다. 어제 저는 “이슬람 방위 전선”(파시스트, 친정부 단체)이 수백만 군인
들이 그저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을 때 어떻게 사람들로 기독인 들을 죽이도록
자극하는지를 목격했습니다. 사실 “이슬람 방위 전선”은 군인 트럭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다섯 명의 암본지역 기독인들이 죽었고 교회와 기독교 학교들은 공격
을 당했고, 불에 탔습니다. 군인들은 이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폭동꾼 들이 저
지른 짓이라고 주장했지만, 도처에 중무장한 군인들이 대다수였고 폭동꾼 들은
몇 명 되지 않은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이건 정말 뻔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러한 술수의 이면에는 1)정치적 쟁점에 대한 관심을 도덕적 분쟁으로 돌리
고, 2)”명령의 수행자가 많이 필요함”을 합법화시키고 3)학생운동을 사람들로부
터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운동단체들은 순수하게 학생
시위를 하길 원합니다. 왜냐면 그들은 학생들이 대중 시위를 한다면 폭동이 일
어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시위는 노동자들과
서투른 도시의 학생운동과 함께 할 때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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