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최근 영국법원이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은 전 독재자아우구스토 피노체트(83)를 국내에서 재판하겠다고 영국측에 제안했으며 영국측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신문들이 29일자 가판에서 보도했다. 옵서버지 등 신문들은 또 영국 각료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것이 칠레의 민주주의를 동요시키거나 무역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피노체트를 사법처리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믿는 추세라고 주장했으나 정부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이 신문들은 지난 27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중인 칠레의 호세 미구엘 인술사 외무장관이 이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들에 따르면 인술사 장관은 28일 피노체트가 지난 3월 군사령관직에서 사임한 이후 그에 대한 14건의 소송이 제기됐다면서 스페인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대량학살, 테러리즘, 고문 등 모든 혐의로 검찰이 그를 기소하는 방안도 역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피노체트가 칠레에서 권력을 내놓기 전에 이미 면책특권을 확보해 놓았으므로 칠레에서 그를 사법처리 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잭 스트로 내무장관은 다음달 11일까지 스페인 검찰이 요청한 피노체트의 신병인도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피노체트의 건강이나 신병인도요청 절차상의 문제, 피노체트의 범죄가 정치적인 것이었는지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그의 신병인도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최고법원인 상원은 지난 25일 피노체트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지난 73년부터 90년까지 칠레를 철권통치하던 기간중 저지른 반인륜범죄와 관련해 영국정부가 스페인에 그의 신병을 인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인술사 외무장관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일정 시점에 가면 우리의(영국과의) 외교관계가 긴장상태로 들어갈 것이라고 보지만 현재는 아직 그런 상태까지는 오지 않았다”고 말해 피노체트 문제로 양국관계가 경색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인술사 장관은 다음달 1일 스페인을 방문해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등 고위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스페인의 아벨 마투테스 외무장관이 말했다.
한편, 칠레의 산티아고에서는 28일 칠레의 전비밀경찰 총수였던 움베르토 고르돈 장군이 피노체트 재판과 관련, 칠레내에서 재판이 이루어진다면 증언할 용의가있다고 밝혔다.
그는 칠레의 국영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세계는 현재 모든 비난과 증오를 피노체트에게 돌리고 있지만 그는 결코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며 나는 그로부터 누구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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