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재개정논의 그만두라
버릴것과 지킬것 구별 못하는 참여정부도 반성해야
2006/12/12
김정명신 기자
필자는 최근 교육부사학분쟁조정위원으로 임시이사파견대학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사립학교법 제 25조 3항(임시이사선임법인 정상화)에 따라 임시이사선입사유가 해소된 경우 지체없이 임시이사를 해고하고 개정 사학법에 따라 정이사체제로 전환해야하는 것이다. 현재 임원 간 분쟁이나 이사회부실운영, 회계부정 등으로 인해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한 대학은 19곳인데 그 중 10개 학교법인이 임시이사파견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한다. 임시이사파견기간은 경기대, 세종대처럼 3년 미만 학교도 있지만 조선대, 영남대, 대구대처럼 10년 이상 된 곳도 있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지난 7일 국회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의원들은 노동법 개악저지, 기초연금 쟁취, 이라크파병 연장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사학법 개악저지, 한미FTA협상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가 끝나는 8일까지 농성을 벌인다.
임시이사 파견사유 해소에 대한 진위를 판정하는 것은 교육부지만 그 판단은 객관성을 확보하고 향후 논란이나 소송여지를 줄이기 위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자문을 구한 것이다. 이에 사학분쟁조정위원들은 각 학교법인을 방문해 시정형식과 내용이 부합하는지, 임시이사진의 정상화 노력여부, 정이사 파견에 대한 학원구성원들의 의견청취 등 정 이사 파견과 관련해 이해당사자 면담하게 되었으며 이후 의견을 모아 정상화여부를 결정하기위한 절차다.
나는 한국외대 이장희 교수와 함께 덕성여대, 광운대, 세종대, 서일대를 방문하여 학내구성원, 설립자와 전운영자들을 면담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 밝힐 기회가 있겠으나 나는 이 자리에 큰 변화를 체감했다. 2005년말, 우여곡절 끝에 개정한 사립학교법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리나 부정으로 퇴진한 설립자나 구 재단 측 태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상문고사태때만 보더라도 구 재단은 아무리 큰 부패와 비리를 저질렀어도 그 당시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자신들이 불리할 것이 없으므로 ‘배째라’식으로 면담자체를 거부했었다. 병원에 입원해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나 이번엔 면담대상인 설립자나 구 재단 측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개정 사학법 자체를 거부하고 외유를 핑계로 면담에 응하지 않은 덕성여대 전 이사장 박원국씨 같은 분도 여럿이었으나 서일대, 광운대, 세종대 등은 면담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대부분의 의견도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참여하겠다며 본인은 이선으로 물러나거나 자신이 내세우는 대리인을 대학평의회가 거부하면 새로 선임하겠다는 분위기가 일부 조성된 것이다. 물론 개정사립학교법이 정착되려면 가야할 길도 멀고 구재단의 일부참여도 구성원들 대부분 적극 반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면담결과 서일대 등 일부대학에서는 교육부 측 추천 임시이사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큰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적극적인 시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구 재단 측의 태도 변화는 2005년 사립학교법이 개정된 결과, 대학평의회가 구성되고 친인척의 이사참여비율이 제한되고 개방형이사가 1/3이상 참여하게 되면서 과거와 같은 전횡과 독재가 불가능하다는 상항판단에 따른 것이다. 만약 2005년 사학법이 더욱 엄격하게 개정되었다면 그나마 자신들이 발붙일 공간과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미흡하나마 개정사학법의 현장착근을 이제야 일부 체감하고 있는 같은 날, 같은 시간,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을 제출했다고 한다. 지난 1년 동안 계속 정치공세를 당하더니 야합하거나 포기한 모양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사립학교법을 개정한 것은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날로 떨어지는 벼랑 끝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2005년 12월, 국민들이 난장판 국회에서 개정사학법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개혁법안 처리를 참여정부 첫 작업으로 하지 못하고 장시간을 지체한 것에 대해 통탄했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개혁 열망을 무시하고 기득권의 반발에 못 이겨 열린 우리당이 사립학교법을 멋대로 후퇴시키고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헌법소원결과를 기다린다며 개정사학법이 발효된 2006년 7월 1일 이후에도 정관개정을 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사학도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은 사립재단 내 부패, 비리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개정사학법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지금 사립학교법을 후퇴시켜 재개정을 논의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부는 오늘 같은 날, 잠시나마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이 땅의 교육주체들과 민중과 개혁세력을 차가운 길바닥으로 다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지난 7일 국회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의원들은 노동법 개악저지, 기초연금 쟁취, 이라크파병 연장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사학법 개악저지, 한미FTA협상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가 끝나는 8일까지 농성을 벌인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2006년 12월 12일 오후 15시 1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9호 5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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