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제가 미국측의 통상압력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최근 열린 제1회 충무로포럼에서 한·미투자협정 제3차 실무협상에 참석했던 문화관광부 영화진흥과 박영대 서기관은 『미국측이 스크린쿼터 폐지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자국 협정 표준문안 6조A항을 근거로 스크린쿼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6조는 「양국은 자유로운 투자를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고, A항에는 「자국내에서 생산된 재화나 용역의 사용을 강제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즉 국산영화의 우리나라 영화관 상영을 의무화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박서기관은 『국제협약 성격의 이번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되면 이에 저촉되는 모든 국내법은 무효가 된다』면서 『영화는 물론 공중파·케이블방송의 자국 프로그램 보호도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오지철 문화산업국장은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문화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차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참석한 최종화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은 『스크린쿼터 문제는 문화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협상이라는 것이 일방적 주장만으론 안되는 것 아니냐』며 스크린쿼터제 유지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제의 완전고수를 주장, 강력한 대미투쟁까지 벌일 태세다. 스크린쿼터감시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영화배우 명계남씨는 영화는 「상품」만이 아니라 「문화」임을 강조, 어떠한 경제논리에도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GATT는 물론 UR 서비스협상, OECD 가입협의 때에도 개별 국가의 형편에 따라 유보가 허용된 제도』라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EU 국가들은 스크린쿼터를 폐지하기는 커녕 비디오, 공중파·케이블 방송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의 자생력이 생길 때까지 정부의 강력한 영화보호정책은 불가피하다』며 『외교통상부가 실리위주의 경제논리를 펴면서 영상문화의 마지막 보루까지 내주려 한다』고 정부의 협상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더구나 스크린쿼터제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고 지난 8월 김종필 국무총리가 약속했던 사안이기도 했다』는 주장이다.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 보호·육성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의무상영제로 연중 146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우리 영화 수급상황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총 106일이 적용되고 있다. 스크린쿼터 문제는 오는 12월10일 전후로 예정된 제4차 실무협상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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