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부터 15일까지 2주에 걸쳐 진행된 한국여성민우회 주

최 사이버 토론회 ‘미디어가 만든 여성, 여성이 말하는 미디어’에

는 3백여 네티즌이 참여하여 TV드라마, 광고, 신문 PC통신 등 대중

매체가 보여주는 왜곡된 여성의 모습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TV드라마와 광고에 관한 모니터와 토론의 내용은 여전히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성별분업을 강화하는 내용에 대한 지적이 높게 일었

다. 김이윤상 씨는 MBC 드라마 〈사랑과 성공〉에 대해 “콩쥐팥

쥐를 연상시키듯 두번째 부인은 전처의 딸을 하인 부리듯 하고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친딸은 전처의 딸을 비상식적 방법으로 괴롭히

고 소외시키려고 애쓴다”며 이 드라마가 진부한 신데렐라 컴플렉스

를 부추긴다고 역설했다. 〈보고 또 보고〉에 대해서는 동생 은주가

언니 금주에게 ‘형님’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자의 할머

니와 그에 부응하는 은주의 태도가 불평등한 호주제를 옹호하는 것

이라며 〈보고…〉의 작가를 여성대회 걸림돌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

도 나왔다.

TV광고에 대한 비판도 높았다. 한 토론자는 ‘현대자동차린번’

선전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파트 안의 가정에서도 가사노동을 하

는 사람은 여자들 뿐이라고 밝혔다. 남성과 아이들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고, 주부는 먹을 것을 나르고 탁자 가장자리에 앉아

언제나 부엌으로 갈 준비를 한 채 TV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

에 여자 탤런트들은 결혼만 하면 세제나 분유 등의 광고를 떠맡아

여자의 사회적 성공이 가정 속에서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주부로

서의 본분을 다할 때 의미있는 것이란 메시지를 세뇌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영향력이 큰 TV매체에 대한 토론 외에 신문에 대해 IMF이후 여성

은 정리해고 1순위가 됐지만 ‘여성실업’이나 ‘여성가장’을 다룬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 성차별적 시각이 강하게 드러

나는 신문은 구독 중지 운동을 벌이자는 등 다양한 주장들이 전개됐

다.

또 PC통신상에 여성이 없는 이유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일었는

데, 토론자들은 토론장에 들어가 여성임을 알 수 있는 아이디를 쓰

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성폭력 등을 심각한 문제로 공유하고 있었고

문제를 야기하는 네티즌을 차단하기 위한 효과적인 장치 마련에 여

성단체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들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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