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새로운 역할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8일 핵전략과 나토의 기능 확대 등을 둘러싼 미국 과 유럽 동맹
국들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좌절됐다.
나토의 21세기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이틀동안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16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담의 첫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국이 제의한 새로운`전략 개념’ ▲독일이 요구하는 핵선제 사용 포
기를 비롯, 핵전략의 근본적 재검토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
다.
내년 4월24-25일 워싱턴에서 열릴 나토 창설 50주년 기념 정상회담
의 사전 준비성격을 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나토의 공동 이익 보호
와 연관이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든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을 개발하자
며 나토의 임무를 수정할 것을 제의했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대량
파괴 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나토가 집단 대응하는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구상이 회원국 방위에 초점을 맞추
고 있는 나토의역할을 세계 경찰 역할로 확대, 자신들을 미국의 전략적
이익 보호에 항구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의도일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이러한 해석은 `엉터리’라고
비난하고“미국은 `전세계의 나토’로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하는 한편“나토는 기존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전략 환
경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이 유엔과의 사전협의 없는
군사 조치강행 등에 이용할 수도 있는 내용에 합의하기를 꺼리고 있다.
특히 위베르 배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나토의 공동 이익과 관련, 너
무 탄력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성명을 채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나토는 북대서양 동맹이지, 북태평양 동맹이 아니다”며 나토
의 어떠한 임무도 무력 사용이 포함된다면 항상 유엔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도 “나토가 실제 위협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는 여전히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쉽게 허용돼
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나토는 지난 10월 코소보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유엔 안보리의 사전 허가없이 대유고 공습을 감행할 태세가 돼 있다
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미국의 새로운 전략이 예외적으로
적용될 수는있어도 규칙이 될 수는 없다”고 못박고 “나토가 핵무기
선제공격 정책을 포기함으로써전세계의 핵군축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한결같이 독일의 핵선제 공격 전략 포기
주장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나토의 핵전략이 아
직도 옳은 전략”이라며“미행정부는 독일의 제의가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일축했다.
(브뤼셀AFP·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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