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벤저민 길먼 국제관계위원장(76·공화·뉴욕)은 9일 오전

(현지시각) [낯선 손님]들을 맞았다. 현재 진행중인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

핵 의혹 관련 미-북 협상의 북한 수석 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방문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공화당 정책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46·캘리포니아) 의

원과 뷔라이터 하원 동아태소위원장(59·네브래스카)도 참석했다. 길먼은

당초 99년 예산안에서 대북 중유 제공 관련 예산 3천5백만달러 전액을 삭

감하려고 했던 인물이다. 한때 하원의장 도전을 선언하기도 했던 콕스는

대북 식량지원도 봉쇄하려고 했던 초강성 의원으로, 북한대표들을 맞는

의회의 포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이날 면담은 북한의 [희망]에 따라, 북한 인사들의 워싱턴 방문 때마다

[편의]를 제공하는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소 주선으로 이뤄졌다. 북한이

어떤 [결과]를 기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 의회와 북한의 만남은 무척

이나 [경색된 분위기]였다고 한다. 1시간 남짓 계속된 면담 동안 서로 어

색할만큼 딱딱한 장면들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길먼과 콕스 등은 ▲지하시설 의혹 규명 ▲미사일 개발-수출 중단

▲미국비난 중단 등을 요구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대북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의회 관계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분명

하고 단호하게 의회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북한 대표들은 무척이나

당황했던 듯싶다. 일부 북한 대표는 지하시설의 [정체]를 묻자 {잘 모르겠

다}고 했고, 김계관 역시 어려운 물음이나 추궁에 접할 때면 말꼬리를 돌

렸다고 한다.

한-미 정부는 내심 이날 면담을 반기는 눈치다. 미 의회 강경 분위기

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소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 정부는 지난

9월1일, 미-북 회담 때도 길먼과 김계관의 면담을 주선했지만, 아무런 설

명도 없이 김 일행이 불참함으로써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의회 주

변에서는 {과연 북한 대표들이 김정일 등 권력층에게 이런 메시지를 제

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 박두식·워싱턴특파원·dspark@chosun 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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