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항의할 곳은 많다’….대우전자 빅딜반대도 ‘세계화’

– 회사 임원들도 어깨띠 두르고 집회 참석…노무팀 간부까지 투쟁합류

삼성자동차와의 빅딜로 고용이 불안해진 대우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조합원과 협력업체 노동자는 물론 대우전자 이사와 상무 등 임원진이 가세하는가 하면 해외 현지법인 직원들까지도 이들의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속속 입국하기도 했다.

대우전자 노조(위원장 김수도)는 10일 전경련과 대우그룹 앞 상경집회에 이어, 11일에는 생산 라인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상경한 구미, 광주, 인천, 용인, 부평공장 노동자들과 함께 서울역에서 집회를 갖고 빅딜 철회 및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대우전자 부품, 대우모터공업, 대우전자서비스 등 3개 계열사와 170여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협우회 관계자, 사무직 노동자 등 총 6,000여명이 참여했다.

* 회사 임원 및 노사협력팀이 노조 투쟁 지원한다(?)

대우전자에 따르면 흥진정공과 한성화학, 대명전자, 세강화연 등 총 1,036개 협력업체에 5만여 노동자들이 종사하고 있다. 9일 대우전자 5개 공장의 3시간 파업 및 11일 전면파업 등으로 인해 협력업체 사업장들도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하루 매출 손실액만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12일 구미와 광주, 인천 등에서 대우전자 노동자들과 지역별 연대집회를 개최하고, 다음주부터는 상경해 대우전자 노조와 함께 연대 투쟁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투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사무직 노동자들.

비대위(위원장 장철호)에는 부장 이하 전 직원 5,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우전자 이사와 상무, 전무 등 임원들까지 ‘빅딜 결사 반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각종 집회에 직접 참여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비대위 위원장인 장철호씨는 제조사업부 총괄 기획팀 과장(3급)이며, 비대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현씨는 노조 업무를 관리하는 노사협력팀 차장. 평상시 노조 투쟁을 ‘방해하는'(?) 노무관리팀과 임원들이 오히려 노조 투쟁을 지원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김 간사는 “이번 싸움은 김우중 회장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전직원간의 투쟁”이라며, “전 직원의 투쟁에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전자 임직원들은 이날 ‘우리의 입장’이란 문서를 통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결정된 이번 빅딜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하며, ▲비대위 활동 적극 지지 ▲빅딜 철회 및 직원 생존권 사수 위해 최선 ▲대우그룹과 정부와의 재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 40여 해외 현지법인 직원대표단도 속속 입국

이와 함께 유럽과 남미 등 해외 파견직원과 현지 노동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 직원대표단 40여명은 투쟁에 가세하기 위해 11일 입국, 집회에 동참하기도 했다. 1만3천여명의 해외 현지법인 임직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40여개국에서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우량기업이 왜 한국에서는 퇴출 대상이 돼야 하느냐”고 규탄하며, 대우그룹의 각성을 촉구했다. 해외 현지법인 노동자들 은 조만간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구성, 빅딜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보낼 계획이다. 또 ‘세계 기업’을 자랑하는 대우그룹 노동자답게 세계 각국에서 현지 언론들을 상대로 기자회견 및 성명을 발표, 빅딜의 부당성을 전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노조와 사무직 비대위는 12일 오전 10시 대우센타 앞에서 집회를 갖고, 14일 오후 2시에는 전조합원 서울역 앞 집회를 전개한다.

[저 자] 차유미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8.12.12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