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북한 반잠수정 격침사건과 관련한 한일의 군사대응 움직임은 최근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는 두나라의 군사협력 관계가 실전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실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군은 잠수정 격침 전 일본 방위당국에 작전수행을 사전통보하고 두나라간 `방공식별공역’에서 한국군이 추적·수색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일본영해내로의 도주에 대비한 협력도 요청했다. 일본은 이를 수락한 뒤 추적현장 부근 공해에 해상자위대 대잠초계기 P3C와 전자정보수집기 EP3 등을 즉각 파견해 항공감시에 들어갔으며 호위함 등 함정 4

척도 인근 해역에 급파했다.

노로타 호세이 방위청장관은 이를 각료간담회에 보고했으며 두나라 국방당국간에 신속한 정보교환이 시작됐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제7관구 해상보안본부를 통해 인근 야마구치,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현 어협에 경계령을 발동했다.

이에 앞서 한국군의 작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이날 새벽 4시 45분~6시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항로표지관측선 ‘쓰시마’가 잠수정이 격침된 해역에서 불과 13㎞ 떨어진 곳에서 한국 해군함정들이 조명탄을 쏘아올리고 잠수정을 둘러싼 채 집중 포격·사격을 가하는 장면을 직접 관찰했다. 일본 당국은 이 선박이 현장 부근에서 관측업무를 하고 있다가 이를 우연히 목격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현장 상공에는 자위대의 대잠초계기가 떠다니고 있었다. 만일의 사태시 작전영역이 겹칠만큼 두나라가 지근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지금까지 한일간에는 미군을 매개로 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교류 및 협력체제를 강화해왔으나 이번처럼 실제상황에서 양국 군 함정과 항공기가 동시에 출동해 ‘공동협조태세’를 갖춘 적은 없었다. 비록 자위대가 작전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공동대응은 앞으로 군사협력체제의 방향을 예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신 가이드라인)이 상정하고 있는 ‘한반도주변 유사사태’ 대응형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군사평론가 마에다 데쓰오는 이번 일이 “일본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실행에 옮기고 관련법안을 조기에 제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승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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