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7일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에 대해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자 마자 이홍구 주미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개시 사실과 함께 한국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도 이날 오전 10시께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을 찾아와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한국이 이를 지지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유가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며 한국은 똑같은 위협을 북한으로 부터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들은 분명히 지지한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설명이다. 국방부쪽도 미국의 이번 공격은 금창리 지하시설이 핵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에게도 ‘교훈적 의미’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그간 3차례에 걸쳐 이뤄진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대해 빠짐없이 지지성명을 밝혀 왔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앞서의 공습 때와 다르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과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대부분 미국의 조처를 비난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이런 입장 발표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입장 발표를 보류하거나, 발표를 늦추는 등 완급조절이 필요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북한에 대한 억지력 확보차원에서 미국의 비확산노력을 지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군사도발적 `침공’이라는 비난까지 듣는 조처에 대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현 정부는 그동안 지나치게 `친미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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