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의 무기사찰 거부를 이유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라는 대외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실현시키겠다는 게 명분이었다.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와 관련한 대북 경고라는 점에서 미국의 군사적 조처를 지지하고 있다. 북한이 지하시설 의혹 규명과 미사일 수출 중단 등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마찬가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확정적인 경고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공습은 이라크의 경우와 비교할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정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황적으로도 두 나라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있다.

우선 이라크는 91년 쿠웨이트 침공으로 유엔 차원의 경제제재와 무기사찰을 받을 국제적인 의무를 지고 있다. 이번 공습도 유엔 특별위원회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거부한 결과라는 게 미국쪽 주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그러한 제재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

두번째 이라크와는 달리 북한의 핵 의혹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은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이며 한반도는 즉각 전면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라크와는 비교도 되지않는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로 이어진다.

94년 핵위기 당시 미국은 `작전계획 5027’에 따라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전면전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전쟁 발발 90일 이내에 5만2000명의 미군과 49만명의 한국군, 그리고 수백만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며, 전쟁경비는 610억~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자 이를 폐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극단적으로 북한과 중국이 체결하고 있는 `조-중 상호원조조약’에 따라 중국의 참전을 유도해 국제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 `북조선과 중국은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제3국의 침공을 받을 경우 즉각 자동개입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닥치게 되면 중국도 엄청난 참화를 예상하고 참전을 자제할 지도 모르지만, 확전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그것은 합리적인 판단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보아 훨씬 더 비상식적인 조처를 취한 경우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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