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용 민주노총 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앞에서 노사정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단식 11일째를 맞고 있다. 이 위원장을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 단식농성이라는 극한 방식을 택하게 된 배경은?
= 대의원대회가 무산됨에 따라 조직 전체적으로 총력투쟁을 결의해내지 못한 현실속에서 투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단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교원노조 법제화, 실업자노조가입 등에 대해 약속을 했지만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 정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미인가?
= 남은 국회회기를 마지막으로 지켜볼 것이다. 약속된 사항들에 대한 법제화가 되지 않는다면 현 정부와 우리 노동자간의 관계는 완전히 끊기게 될 것이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더 이상 정부, 노사정위, 국회 등을 믿지 말라고 위원장으로서 촉구하고 싶다. 협상에 매몰되고 투쟁을 접어버리면 민주 노총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 투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근본적 원인은 산하 조직별로 협상에 나서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흔들리면서 비롯됐다.
– 당면 요구안이 너무 나열적이고 집중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핵심요구안이 무엇인가?
= 민주노총의 당면 5대요구안은 한마디로 말해 정부에게 ‘합의사항’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또 법제화 사항 외에 구속자 석방의 경우 당장이라도 대통령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문제다.
– 향후 법개정 여부와 내년 투쟁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임시국회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권 사정에 의한 것이지 노동자의 문제가 해결되긴 힘들 것이다. 다만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다시한번 타진해 볼 것이고 정부가 수용을 한다면 협상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 . 내년은 민주노총이 사활을 걸고 전 조직이 정부와의 선을 명확히
긋고 한 날 한시에 싸워 나가게 될 것이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모든 협상에 노동자 의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의 확답을 받아낼 거다.
– 한편으론 내년 3월 직선제를 내거는 등 조직정비에 힘쓰고 있는데, 총력투쟁과 선거를 병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선거에 관해서는 과정에서 투쟁을 잘 이끌어낼만한 위원장을 뽑으면 되는 문제이고 오히려 선거와 투쟁을 병행할 때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선거는 투쟁을 어떻게 조직해 나갈 것인가 논의하는 구조이지 분열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합원 직선제는 대의원 선거에 비해 민주노총의 싸움판을 키울 수 있다.
– 내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재출마 여부에 관심도 있는데…
= 민주노총 위원장은 협상에 매몰되는 사람이 아니라 투쟁조직의 조직적 동의를 받고 나온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개인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사무총장을 감옥에 보내놓고 어떻게 다시 출마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
다만 나는 내년에도 무엇을 하든지간에 민주노총을 위해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저 자] 황보연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8.12.19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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