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보안법 일부 조항이 인권규약 위반이라는 유엔 인권위원회 통보를 계기로 보안법 개폐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모양이다. 국민회의가 보안법을 어떤 식으로 고치려 하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바로는 반국가 단체 찬양-고무죄(7조)와 회합 통신죄 등 일부 조항을 손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보안법을 잘못 손질하다간 [교각살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겠다. 우리도 유엔 인권위의 지적처럼 보안법 일부 조항이 인권보호의 보편적 잣대에 위배되고, [고무, 찬양]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보편성의 원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개별 국가가 당면하고 있는 [특수성]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며 군사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1백만이 훨씬 넘는 군인들이 대치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우리 체제가 자유로운 언로를 보장하는 점을 악용해 우리 체제를 전복하거나 위해를 가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회의가 일부 조항을 섣불리 손대려 하는 것은 [안전하지 못한] 실험이다. 개인의 기본권 이상으로 국가안보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체제의 [최대한 방파제]를 이 시점에서 낮추는 것은 유익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아울러 보안법이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법적용의 [자의성]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법 자체도 문제가 되긴 했지만 그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자의적인 법 적용이었다. 그동안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이 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러한 잘못이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하기 때문에 나라안팎에서 보안법 개선을 촉구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인권을 중시한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으니 이 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법의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제사회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 등으로 [주적 개념]이 약화되고 있는데 보안법의 [이빨]마저 뽑아버린다면 과연 무엇으로 [늑대]를 막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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