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사진의 힘’‘회화나 미술이라기보다는 역사의 기록자로서의 사진’이라는 명제를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내년 3월1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대전’이 그것이다. ‘저널리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 포토저널리즘 부문의 역대 수상작 1백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대형 전시회이다.
1917년 제정된 퓰리처상은 42년부터 포토저널리즘 부문을 시상해왔다. 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대동강 철교를 건너는 피난민들,69년 베트남전에서 베트남경찰이 베트공 포로를 즉석 처형하는 모습,72년 미군의 네이팜탄 폭격을 맞고 벌거벗은 채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베트남 소녀 등 수상작들은 20세기 세계 역사의 초상을 드러내준다.
역대 수상자중 일부가 취재현장에서 사망했거나 아직도 생명의 위협속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은 단 한장의 사진을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포토저널리스트들의 투철한 직업의식을 새삼스럽게 되살려준다. 80년 ‘이란의 정의와 숙청’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수상자는 회교원리주의자들의 암살대상 1호가 돼 아직도 이름을 숨기고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94년 ‘수단의 굶주린 소녀’로 수상한 캐빈 카터는 촬영보다 죽어가는 소녀를 먼저 구했어야 했다는 비판여론으로 괴로워하다가 수상 3개월 뒤 33세의 나이에 자살했다. 캐빈 카터의 죽음은 인간의 윤리와 직업정신이 충돌할 때 저널리스트들이 겪는 갈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오리지널 프린트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퓰리처재단은 각국에 흩어져 있는 수상자들과 저작권 문제를 협의하는 데에만 10여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번 서울 전시회는 지난 2월 일본 도쿄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것이며,인천·광주·부산·대구·울산·춘천 등에서 순회 전시회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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