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대 시민운동 과제로 정치·재벌·언론개혁 꼽혀

“올해 시민단체들이 많은 일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따로 북치고 장구치고 한 감이 없지 않아요. 내년엔 단체들이 자기 사업만 고집하지 말고 일사불란하게 한몸처럼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8년째 시민운동에 몸담고 있는 한 중견활동가의 지적은 시민단체들이 드러내놓고 인정하진 않지만 대부분 수긍하는 사실이다. 98년 시민운동을 뒤돌아봐도 그렇다. 경제회생이란 대의명분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단체와 힘을 합치는 대신, 자기 단체가 벌이는 사업이 좀 더 부각되길 바라는 모습을 보인게 사실이다.

대부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필요하긴 한데 왠지 잘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시민사회의 일치단결, 99년 시민운동의 첫번째 과제로 꼽힌다. 분초를 다투던 경제위기가 한숨 돌릴 정도가 되긴 했어도 방심은 금물인데다, 정치·경제·언론 등에 포진해 있는 기득권세력들의 힘은 여전히 시민사회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의 ‘통합’을 위한 각론 하나. 민주시민교육, 통일·복지사업 등 시민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부로부터 공동으로 ‘쟁취’해 오는 일. 민간운동지원법과 (논란이 끝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지원이 가미되면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것들이 토대가 되면 △부패방지법 제정 △인사청문회 도입 △정부개혁(인사·예산·민영화) △실업대책 등 올해 마저 풀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할 다양한 대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재벌을 해체하고 ‘풀뿌리 경제구조’를 만드는 일은 한두해로 끝날 일이 아닌 시민사회의 장기 과제. 정부가 대우·삼성간의 빅딜로 재벌개혁에 생색을 내려고 한다면 내년엔 큰 코를 다칠 지도 모른다. 재벌체제를 유지하는 사슬을 완전히 끊는 운동을 모든 시민단체들이 벼르고 있기 때문.

해당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그린벨트를 유지하는 방안이나, 넘쳐나는 실업자를 거리가 아닌 일터로 되돌리기 위한 묘안들도 시민단체들이 내년에 집중할 과제들이다. 경제회생이란 물살에 묻혀있던 민생을 이제 다시 보살펴야 한다는 판단.

소떼 방북은 더이상 재벌총수의 전유물로만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민단체들이 민간차원의 대북식량지원 및 농업협력 사업을 활발히 벌일 예정이어서, 시민단체들이 쌀가마니를 들고 북한에 가는 장관을 볼 수도 있을 듯.

올해 심심치 않게 있었던 UN등 외국 시민단체와의 연대활동도 IMF에 대항하는 제3세계 국가들의 자구책이란 점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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