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가 최상급단체 차원이 아닌 개별기업 단위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일고 있는 M&A과정속에서 노조끼리 통합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존 노조체제를 유지한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단위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현대정공의 울산, 창원공장과 아남반도체의 서울, 인천, 부천 공장에는 각각의 사업장에 독자적으로 노조가 결성되어 활동 중이다. 대우조선의 경우도 대우중공업으로 합

병됐지만 아직도 노조는 활동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M&A속에서 단위 사업장에서의 복수노조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복수노조의 문제에 대해서 노동부는 통합되는 두 기업의 노조 조직대상이 중복되면 단일노조로 통합돼야 하지만, 합병기업 노조의 조직대상이

명확하게 구분될 경우 복수노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M&A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노조가 유지 운영되는 것이 허용되므로 기존의 단체협약의 효력도 그대로 유효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위사업장내 복수노조는 2002년부터 허용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러한 조항을 근거로 자본가들은 ‘기업 인수,합병 영업양도시 노사관계에 관한 경영계 의견’이라는 문건을 통하여 “합병이나 양수 뒤에 한 개 사업장에 두 개 이상의 노조가 존재하면 피흡수 합병의 노조는 흡수합병 노조에 흡수되거나

해산돼야 한다”라고 밝히고 나섰다. 또한 신설합병의 경우 “사업장에 한 개의 노조가 존재할 때까지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정당하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한편, “합병시 양 노조가 통합되기 전에 단체교섭이 반드시 필요한 경

우라면 사용자가 교섭할 노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가들의 반응은 인수합병시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고용승계투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여진다. 그리고 피흡수 노조를 통한 단체교섭이 아닌 개별교섭으로써 노동자를 선별 고용하여 자본의 지배체제로

길들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물론 “산업별 노동조합을 지향하는 노조운동에서 인수합병되는 사업장별로 별개의 노동조합을 고집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복수노조’가 아니라 노동조합 형태에 대한 ‘자주적인 선택권’에

있다. 즉,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해를 가장 잘 실현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싸워나갈 수 있는 노조형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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