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4일 보도된 경희의료원 불임클리닉의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수정란 복제실험 성공에 대해 국내 환경·사회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이번 실험의 성공은 국제적으로 우리의 생명공학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일부 과학자의 무분별한 호기심을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규정한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9개 단체, 이하 연대모임)은 생명체 복제기술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서둘러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 영국은 1984년, 스웨덴·독일 등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까지 백지 상태라 할 수 있다.
먼저 기본법이라 할 수 있는 헌법 조항을 살펴보자. 우리 헌법은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생존권 등을 보장하는 동시에 학문의 자유(과학 연구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연구 성과의 상업화)도 인정한다. 즉 상충할 소지가 있는 가치관을 동시에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번처럼 민감한 사안에서는 과학과 윤리 문제를 다룬 하위법에서 가치관을 조정, 자리매김해 주어야 한다.
현행법 중 관련법이라 할 만한 것은 1983년 생명공학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생명공학육성법’이 전부다. 하지만 국내의 낮은 생명공학 수준을 높이기 위해 15년 전에 제정된 이 법률에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나 인간복제 등 첨단 기술을 규제하고 처벌할 조항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지난 11월 19일 국민회의 장영달,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 등 은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 ‘생명공학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물학적 위험성과 윤리적 문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시행'(안 제15조),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 개발 금지 및 연구비 등 지급 금지, 다만 암 등 질병 치료를 위한 실험은 생명공학윤리위의 심의를 거침'(안 제15조의 2), ‘생명공학안전윤리위원회를 설치함'(안 제15조의 3) 등이다.
이러한 ‘생명공학육성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연대모임’ 등의 평가는 뜻밖에도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생명공학을 육성하는 법률에 생명공학 연구를 규제하는 조항을 넣는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개정안에 처벌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개정안에 대한 토론회를 통해 ‘연대모임’은 “현 국회는 생명공학기술 사용으로 발생 가능한 안전성과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예방할 의지가 결여돼 있다”며 “생명공학의 안전과 윤리를 다루는 새 법률을 제정하고 시민단체가 포함된 관련위원회를 특정부처가 아닌 국무총리 산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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