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의 73.7%가 연봉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올해부터 3급이상 공무원 1천8백80명에 대해 연봉제가 실시된다. 또 연봉제를 도입한 국내기업의
63.0%가 앞으로 연봉적용 대상범위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세아종금은 올해부터 금융권 처음으로 전직원 연봉제를 실시한다고 1월2일 밝혔다.
연봉제가 새로운 임금체계로 급격하게 밀려오고 있다. 연봉제 실시가 사실 어제오늘 있어왔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연봉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까닭은 자본이 지난 해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으로 위축된 현장을 올해는 연봉제를 통해 임금삭감과 현장통제력을 갖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봉제 도입은 우선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만 봐도 가공할 만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장업체와 주미국상공회의소(AMCHAM)회원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연봉제 도입실태와 개선과제’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28.9%가 이미 연봉제를 도입했고 44.8%는 도입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외국기업은 45.0%가 이미 연봉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기업이 연봉제 도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IMF 이후 경영
권이 외국기업으로 넘어가는 경우 연봉제 도입은 시간의 문제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봉제에 대한 문제점은 곳곳에서 지적된다. 우선 연봉을 책정할 평가기준이 애매하다는 문제와 함께 객관성을 결여한 평가를 임금삭감할 잣대로 쓴다는 점, 노조의 입장에서
는 또한 회사쪽이 현장을 일거에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연봉제는 우선 기준이 모호한 인사고과에 따른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해 임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비가 인다. 상당수의 기업이 스스로도 평가기준이 애매하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인
사고과 평가를 최하위등급으로 받은 사람의 다음 해 임금 설정방식으로 국내기업은 절반이상(50.4%)이 연봉삭감 의사를 밝혔고 35.6%가 전년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봉제 실시성과
에 대해 국내기업, 외국기업 모두 인건비 절감과 인력조정의 유연성 제고는 미미하다고 대답하면서도 임금관리의 효율성 증진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IMF 2년째인 올 임단투에서 특히 비제조업에서는 연봉제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봉제 도입을 준비중인 국내기업의 59.1%가 올해 도입할 계획이며
이미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의 63.0%는 연봉제 적용대상 인원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무·금융·언론·정부출연기관·병원 등 모든 업종을 망라한 것이다.
한편 노동조합의 대응책 마련이 관건으로 보이는데 ‘일방적 연봉제 도입 저지’를 분명한 목표로 정해야 할 것이다. 연봉제를 일방적으로 도입할 경우 임금제도 변경은 노동조건의 변
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단체교섭 대상이 된다는 점과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의 변경은 노사합의 사항이라는 점을 근거로 노사간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를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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