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관계 주요 변수의 하나는 조직 감소와 재정난이 겹치면서 노동계에 불고 있는 상급 노동조합들의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냐다.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쪽에 업종별 공동교섭에 나서도록 강력한 압력을 넣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종별 공동교섭은 노동계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연맹(5만8천여명), 공익노련(2만7천여명), 민주철도노련(1만1천여명) 등 공공부문 3개 산별연맹이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무노련(5만9천여명)과 민주금융노련(1만1천여명)도 조직통합을 위한 물밑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민주화학연맹(1만6천여명)과 민주섬유노련(1만2천여명), 민주관광연맹(3천여명)과 산업연맹(7천여명)의 통합 여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런 상급단체 통합을 이르면 3월 안에 이뤄내면서 내부역량을 최대한 키워 대정부 교섭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상급단체 통합은 대정부 교섭력뿐 아니라 지금까지 각 기업단위로 이뤄져온 소모적인 기업별 교섭구조를 업종별 공동교섭 구조로 바꿔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공익노련과 민주섬유연맹 등은 조직 통합과 동시에 공동교섭을 적극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와 대우 2사 체제로 개편된 자동차업종의 경우 ‘자동차업종 노사협의회’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최근 공동교섭을 무조건 거부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일부 수용할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용자쪽에서 업종별 공동교섭을 일종의 완충장치로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동차업종 노사협의회 구성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하나의 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를 테면 노사정위 차원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자동차업종 노사협의회에서는 노사 공동의 실태조사를 벌이고 이를 바탕으로 법 개정 이전에라도 한시적인 노동시간 단축협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쪽에서 공동교섭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터라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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