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의 양대 교원노조 체제가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

교원노조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한국노총은 제2교원노조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발빠른 시동을 걸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1월8일 ‘교원노조 조직화지원 대책위원회’(위원장 이남순 한국노총 사무총장·이하 대책위)를 꾸리고 16개 시·도 지부에도 지역대책위를 만들어 지역 교원단체들과 접촉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로써 오는 7월 교원노조가 공식 등록하기까지 전교조 확대와 제2교원노조 설립을 둘러싼 양대 노총의 경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또 제2교원노조 설립의 최대 변수인 한국교총도 오는 20일께 이사회를 열어 교원노조 문제를 논의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노총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

한국노총이 대책위를 구성하면서 밝힌 일반적 원칙은 네가지다. 첫째 조직 확대·강화, 둘째 1기업1노조, 1산업1산별노조, 1국가1노총, 셋째 문호개방, 넷째 교원의 자주적 단결권 및 선택권 보장이다. 이중 둘째 원칙은 교원노조는 하나여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반면 나머지 원칙들은 사실상 제2교원노조 설립의 가능성을 깔고 있다. 이것은 명분과 실리에 대한 한국노총의 고민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한국노총은 제2교원노조 설립을 공식화하고 있지 않다. 대책위도 일차적으로 기존의 교원노조인 전교조를 확대·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노총 이정식 기획조정국장은 “둘째 원칙에서 밝힌 것처럼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서 기업노조나 산별노조뿐 아니라 노총도 하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의 대체적인 기류는 제2교원노조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것은 공식·비공식적으로 “(교총이나 미가입 교사들이) 우리쪽으로 온다면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한국노총의 이런 판단에는 먼저 전교조가 30만명 가량의 가입 대상 교원 다수를 끌어안을 수는 없으리라는 분석이 깔려 있다. 대체로 보수적인 교원 사회 분위기에 비춰볼 때 전교조의 조직확대에는 한계가 있으며, 최근 교원정년 논란에서 나타난 전교조의 모호한 태도가 다수 교원들의 의사와는 배치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하나는 양대노총 체제에서 앞으로 20만∼30만명의 조합원을 갖게 될 교원노조에 대해 한국노총이 방관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해 지난 1∼2년간 한국노총은 교원노조 합법화를 위해 민주노총과 보조를 함께 해왔으므로 명분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제2교원노조 문제의 실질적 당사자라 할 한국교총은 아직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총의 정정규 정책교섭국장은 “아직까지 교총의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 먼저 국회에서 계류된 교원단체법이나 개정 예정인 교원지위법 문제가 해결돼야 교원노조에 대한 의견을 정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도 26만 회원에 대한 장악력이 없고 그동안 교원노조를 반대해온 탓에 조직적인 방침을 세우기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교원노조로 갈지 아니면 교총으로 남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교총은 교사들이 교원노조에 가입하더라도 다수가 교총을 탈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원노조와 교원단체(교총)은 중복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총 안의 젊은 층에서는 전교조 지지가 많은 편이고, 변화 자체를 원하지 않는 나이든 층에서는 교총에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면에서 제2교원노조가 당장 출현하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교총으로서도 명분과 역량을 기르는 데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교총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제2교원노조가 등장하더라도 양이나 질적으로 단기간에 전교조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다. 당분간 교원노조는 전교조가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교조 “제2노조 반대할 이유 없다”

전교조는 제2교원노조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노총의 성급한 제2교원노조 추진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국노총이 교총의 중도적인 평교사들을 묶어세워 제2교원노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김귀식 위원장은 “교총의 평교사들이 교원노조를 생각한다면 그 선택은 지난 10년간 역량과 경험을 쌓아온 전교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만5천명 가량인 전교조는 올 4월 위원장 선거 때까지 5만명 가량, 7월까지는 10만명 가량으로 늘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30만명 가량의 조합원을 두고 벌어질 이 경쟁은 아직 예열중이다. 전교조의 상대적인 우세 속에 한국교총 평교사들의 선택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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