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익대표부는 20일 “안기부가 김경필 서기관을 납치했다 ”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납치를 입증할만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또 김경필 서기관은 18일자로 귀국명령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김 서기관의 `실종’을 확인하고 독일 정부에 실종신고까지 한 북한이 갑자기 `납치’를 주장하는 것은 이 문제를 쟁점화시켜 대내외적 선전효과를 노리는 외에 4자회담 등 한국,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익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한형수라는 사람이 김경필 서기관에게 전화를 걸어 `최창동의 소개를 받았다. 하노버에 왔는데 털실제품을 장사하려 한다. 내일 오전 10시에 힐튼호텔에서 만나자’고 말해 다음날 김 서기관과 다른 직원 3명이 함께 나갔다”면서 “호텔로 가보니 한형수 등 2명이 나와 있었고 다른 2명은 호텔 앞의 검은 승용차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측이 당시 한형수 등 4명을 사진 촬영했으며 뒤에 교민들에게 한형수의 사진을 보여줬으나 “여기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형수가 명함은 주지 않고 사업계획서라는 봉투를 넘겨줘 대표부로 가져와 열어보니 전별금 1천달러와 협박용 컴퓨터 자료 목록, 협조요구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경필은 18일자로 귀국명령을 받은 상태였다고 그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편지에 “저희가 부탁한 것에 조금만 협조해주면 절대 비밀을 보장하고 자금도 지원해 주겠습니다. 전별금 1천달러를 드리니 앞으로 다시 나오면 사업을 도와주십시요”라고 적혀 있었으며 협조요구사항은 “북한 공작원의 명단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점심시간전 12시경에 김경필 부부가 사라졌다” 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잠시 후에 김경필 부부가 외출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안기부가 10시 이후에 다른 경로로 김경필에 연락을 취해 밖으로 유인한 뒤 납치 했다. 김경필은 귀국을 앞두고 있어 교민들의 식사초대로 자주 밖에 나갔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귀국하게 된 김 서기관이 이 문제로 신변에 불안을 느껴 도피(망명)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황상 납치가 분명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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