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하시설의혹해소를 위한 미국. 북한 회담과 한반도 4자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고 있으나 미국쪽은 4자회담보다 미.북회담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 입장에서 볼 때 4자회담은 비교적 장기적인 과제로 단시일 내에 결과를 볼 수 없지만 미. 북 회담의 경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하시설 의혹해소 현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4자회담 4차 본회담에서 분과위가 처음으로 가동,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나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분과위가 열렸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현재 한.미 양측은 합의하기 쉬운 군사적 신뢰 방안 등을 분과위 의제로 선정, 협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한측은 주한미군 철수 등 근본적인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고있다.
게다가 첫날 오전회의부터 북한이 독일에서 발생한 외교관 망명사건이 미국과 한국의 “작품”이라고 항의하고 나서 사실상 원만한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의회가 오는 5월말까지 지하시설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대북중유비 관련예산 등을 승인할 수 없다는 조건을 못박아 놓은 데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규명하지 못해 제네바 합의가 깨지게 되면 내년 미대선에서도 커다란 타격을 받게 돼 미국은 서둘러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입장이다.
미국은 4자회담 `긴장완화분과위’ 수석대표로 당초 내정했던 합참본부의 마이클 모슬리준장 대신 브루스 램킨 대령을 참석시켰다.
미국은 이라크 사태를 이유로 들고 있으나 현재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이 4자회담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고 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은 4자회담에서 북한을 달래 어떻게 해서든 지하시설 관련 미.북회담에서 합의를 끌어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 조정관이 3월 의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경제제재 해제를 포함, 북한에 대해 기존의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19일 기조발언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약화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평화공존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국, 한국, 북한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북한이 기조발언에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그 근본원인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미국은 대응발언을 통해 미국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경수로 협정에 따라 중유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 북한에 대해 적대정책을 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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