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영등포산업선교회, 따뜻하지만 약간은 비좁은 듯한 방에 10여 명의 중년 노동자들이 지친 듯이 누워 있었다. 이제는 조계사에서도 쫓겨나 추운 겨울, 몸둘 데를 몰라 어려운 처지에 놓인 현대중기 노동자들이다.
현대중기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농성 중이던 조계사에서 지난 12월 23일 쫒겨났다. 조계종의 분규의 회오리 때도 조계사에 계속 있었던 것이 새 총무원 측의 오해를 산 것이다. 하지만 현대중기 노동자들이 나올 때 경비 책임을 지던 스님이 말하기를, 더 이상 종로경찰서의 압력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공권력 투입으로 총무원을 탈환(?)한 후 경찰의 요구를 새 총무원 측이 거부하기가 힘들었다고 보여졌다.
업무방해 및 폭력혐의로 현재 수배상태이신 현대중기노조 위원장님은 갈수록 열악해져 가는 투쟁조건을 이렇게 말하였다
“현대건설 측이 내놓은 협상조건이 더욱 비현실적이고, 황당하고, 무리하게 바뀌어져 간다. 현대건설은 이제 해고노동자 전원을 책임진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현대중기의 기자재중 비싼 기계는 모두 팔아서 자신들이 출자한 돈이라고 회수하고 폐장비 60여 대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그리고 이 장비로 103명 정도만을 책임지겠다고 나오고 있다. 현대 본사와 정주영 명예회장 집앞은 9월까지 회사에서 집회 신고를 해서 항의방문 자체도 봉쇄해 버리고 있다.
하지만 투쟁대오가 계속 유지되는 것에 상당히 당혹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런 어려움도 있었다. “투쟁이 장기화 될수록 초기에는 투쟁에 협조적이던 집안에서 불만을 말하기 시작하고 있다. 경제적 상황도 안 좋아 거부하고 있던 실업급여도 10월부터 받고 있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재 현대그룹노조협의회에서는 조합비에서 일정 액을 거두어 현대중기를 지원하기로 결의한 상태이며, 건설연맹에서도 지원대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회사정리 당시 300여 명에 달하던 조합원들은 대개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60-70년대 해외 건설현장의 산업역군들이라고 불리던 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거대 재벌 현대는 계열사 줄이기 생색을 내기 위하여 현대를 만들어냈던 그 노동자를 버렸던 것이다.
벽에 붙은 “농성투쟁 193일째!”라고 쓰여진 초라한 벽보가 이 투쟁이 얼마나 힘들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현대측에 항의 글을 올릴 현대건설 홈페이지 주소는 hyundai.hdec.co.kr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