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문화재 관계자가 넋두리하듯 말했다.
“식민지 시절 일본이 뺏아갔다가 지난 66년 한일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된 우리 문화재 1,326여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어요.”.
설마 없어졌으라 싶었다. 당시 신문기사에는 이들 유물이 반환 직후 국립박물관에 보관됐다고 기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그러나 438점 만 보관돼 있었다. 나머지 888점은? “글쎄,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있 을까요? 문화재관리국이 알 것도 같은데.” 문화재관리국도 모르기는 마 찬가지였다. “다 박물관에 있지 않나요?”.
우리 문화유산 보존을 책임지는 두 대표 기관은 국가 소유인 이들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만 하며, 제대로 보존되고 있는지도 살펴 야 한다. 그러나 소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두 기관 모두 그때의 담당자들이 퇴직해 정확히 알기 힘들다고 답했 다. 당시 유물 반환 작업을 담당했던 어느 원로에게 전화를 했다.
“글쎄, 잘 모르겠네요. 책은 중앙도서관으로 보냈던 것 같은데….협 상 주체가 외무부였으니까, 그쪽에 물어보시죠.”.
외무부측도 유물이 모두 몇 점인지 외에는 아는 바가 없었다.
중앙도서관측에 연락한 결과, 다행히 책 852점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36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혹 없어지지 않았을까.’ 당시 신문기사를 다시 읽었다. 반환된 유물 중에는 체신자료 36점이 있 었다. 행여나 싶어 정보통신부에 확인한 결과, ‘우정박물관’에 36점이 보관돼 있었다.
안도감과 함께 치미는 울화를 지울 수가 없었다. 국가 소유 유물을, 그것도 정부 기관간에 주고 받았으면서도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귀 중한 유물의 관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 한, 두점씩 사라지는 경우를 우리는 지난 시대 여러차례 보아 왔다.
취재를 마칠 때쯤 프랑스정부가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을 재개 하자는 의사를 한국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의 한국문화 재 반환이) 30년도 지난 일인데…”라던 우리측과, 지난 93년 외규장각 도서 일부를 반환하며 울음을 터뜨리던 프랑스 국립도서관 여직원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도리질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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