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음씨는 80년대 `투쟁가’를 대표하는 <전진가> <반전반핵가> <내사랑 한반도>의 작곡자이자 가수다. 그가 오는 2월1·2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1관에서 11년 만의 콘서트를 연다.

그가 오랜만에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정의를 위해 싸웠던 역사를 희화화하는 청산주의적인 후일담을 반박하고 그 시대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어서”이다. 공연제목인 `혁누망운’은 혁명 누명 망명 운명의 줄임말이다. 열정을 다해 혁명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 누명을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망명하게 됐지만 인류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운명처럼 갖고 있다는 뜻으로, 70·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의 삶의 이력을 표현한 것이다.

77학번으로 서울대 노래동아리 메아리 창단멤버였던 그는 대학 4학년 때 광주민주항쟁을 맞으며 지금까지 부른 노래에 회의를 느낀다. 시대상황에 맞고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음악을 만들기로 결심해 만든 노래가 <전진가>. 1절짜리 가사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30줄이 됐던 그 시절의 대표곡이다. 90년대에는 변질돼가는 운동에 좌절해 죽음도 많이 생각했다는 그는 92년 김남주 시인과 소설가 서해성씨를 만나며 힘을 얻고 다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 무대는 <내사랑 한반도> <반전반핵가> 등과 함께 그 동안 발표하지 못했던 그의 90년대 노래 <혁누망운> <산국화> 등을 부르는 자리다. 그를 부추겨 이 공연을 성사시킨 미술가 홍성담씨와 한애규씨, 이광모 영화감독과 강호준씨, 소설가 서해성씨 등이 무료로 무대미술, 스틸영상, 기획 등을 맡았다. 이 친구들의 부추김에 “요즘도 이런 노래를 들을 사람이 있을까”하고 겁을 냈다는 그는 “20세기가 가기 전에는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 무대에 선다.

객석에는 20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낸 장기수 50명이 초대됐고, 화가 김아영씨, 전 민요연구회 사무국장 조용호씨, 국립영상원 학생 임나무군과 고등학생들이 각 세대를 대표해 노래를 부른다. (02)723-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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