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바위치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조선일보>와 월간 <말>의 소송사태에 대해 사람들은 “옛날 같았으면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었겠지만 이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몇십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극우 보수주의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말>과 <조선일보>의 본격적인 공방은 <조선일보>가 최장집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의 사상을 검증한 데 대해 <말>이 <조선일보>를 검증하겠다며 공세를 펴고 나서면서 비롯됐다.
<말>은 지난해 12월호에서 `최장집 교수 사상 검증한 조선일보를 검증한다’는 특집기사를 통해 이선실 사건 수사발표문을 둘러싼 안기부와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의 유착 의혹, <조선일보>의 재산권 분쟁 파문, <조선일보>의 친일행각 등을 집중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말>은 지난해 6월호부터 <조선일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6월호에 `KBS가 방영 미룬 조선일보 문제의 모든 것’을 특집으로 다룬 데 이어 `최후의 성역 조선일보를 말한다’ `조선일보의 국가안보상업주의 곡필 10선’ `조선일보 편집국에 기자 윤리는 있는가’ 등 조선일보 문제를 매달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말>의 오연호 취재부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 각 부문에서 어느 정도 개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언론은 개혁대상에서 비껴간 느낌”이라며 “사회개혁에서 중요한 언론개혁은 김대중 정권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해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리가 나섰다”고 말했다.
<말>은 언론개혁 문제를 거론하려면 개혁의 주 대상인 <조선일보>를 정면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80년 이후 이른바 제도언론의 대표주자로서 권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조선일보>는 이렇게 이룬 매체력으로 정당하지 못한 발언을 일삼으며 왜곡된 여론을 조장해왔습니다.” 진보를 표방하는 작은 잡지사가 최고 권력자도 시민단체도 선뜻 대들지 못하는 거대 언론사를 상대로 도전장을 낸 이유다.
최장집 교수와 <조선일보>의 `화해’에 대해 오 부장은 “이제 더이상 <조선일보>의 말발이 청와대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말>의 보도 태도도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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