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사자가 주도하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목표로 한 정부의 대북문제 ‘일괄타결’방식이 한미일 3국간에 대북정책 의 기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3일 ‘포괄적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한미 양국의 견해일치를 전제로 여기에 일본도 동참 할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포괄적 포용정책은 지난해 말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방한 때 김대중 대통령이 제시한 일괄타결방식의 다른 이름이다. 정부가 이와 관련해 고위 관계자를 파견해 미일 양국과 의견을 동시에 조율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임 수석이 전한 일본의 반응은 최근 일본 정부내의 대북자세 변화조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은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북한이 건설적인 대응을 해온다면 국교정상화까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 일본이 식량지원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북한이 건설적인 대응을 통해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부치 게이조 총리도 지난달 19일 시정연설에서 “북한의 건설적인 대응”을 전제로 대북 관계개선의지를 표명했다. 외무성쪽도 대북 외교관계 가동을 올해 최대목표의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말 외무성 동북아 과장과 북한 유엔대표부 리근 차석대사의 회동, 나카야마 마사아키 자민당 중의원 의원과 북한 아·태위 고위간부의 지난달 중순 만남도 확인됐다.
‘북한쪽의 건설적 대응’이라는 전제조건들이 붙기는 했지만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8월 로켓발사 이후 대북지원 동결조처를 취하는 등 강경방침을 고수해온 일본의 대북자세 변화조짐으로 읽힌다. 특히 ‘국교정상화’‘식량지원’ 등 구체적 사안을 거론한 고무라 외상의 발언은 이런 변화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일괄타결방식의 첫 관문은 지하시설에 대한 미국쪽의 현장방문과 그에 대한 북한의 보상요구 문제해소다. 미국이 지난 연말 일본 정부에 대해 대북 식량지원 재개를 요청한 점과 일본이 식량지원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북미 양국이 이 문제 해 소를 위해 이미 일괄타결방식쪽으로 한발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는 곧 사찰 수용과 로켓 재발사 중지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건설적 대응’이라는 일본쪽 전제조건의 충족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도쿄/한승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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