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북한의 `고위급 정치회담’ 제의로 시작된 남북한간의 당국간회담을 둘러싼 `탐색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북한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다행스런 일”이라고 맞장구를 친 것 이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일단 모양새는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지난 3일 북한의 제의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북한의 `명분쌓기용’이라 분석했다.
이런 신중함은, 북한이 △외세와 공조 파기 및 합동군사훈련 중 지 △국가보안법 철폐 △한총련·범민련 등의 통일운동 보장 등을 남북대화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지적하며, 이의 제거가 “필 수불가결하다”고 거듭 촉구한 것과 관련돼 있다. 북한은 또 회담 시기를 하반기로 제안한 것에 대해, “남조선(남한)쪽에 선행 실 천사항들을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려는 아량”이라고 부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를 `아직 준비가 덜됐다. 시간이 필 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쪽의 선행조건에도 불구하고 회담이 열 렸던 과거의 예를 들며 “선행조건이 회담의 결정적 걸림돌은 아 니다”라고 단정했다. 그는 “북한이 원하고 있는 비료지원 문제 가 어떻게 풀리느냐가 오히려 회담 성사의 실질적 고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북한의 회담제의 뒤 북쪽에 비료를 지원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지원 수량과 시기, 방법 등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이제 남은 문제는 `상호주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남쪽 내부 에서 예상되는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분위기를 조 성하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보수여론과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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