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집행부가 파업지도부로 간다는 각오로 나서겠다”

노동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던 금속산업연맹 선거를 마무리지은 첫날 연맹 사무실은 평소와 다를 바가 거의 없었다. 단병호 위원장의 수감으로 위원장실은 여전히 회의실로 활용되고 있었고, 책상 배치도 바뀐게 없었다.

“아직은 전혀 차이를 모르겠다”며 위원장으로서 첫출근한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겸연적게 웃으면 문 위원장은 답했다.

– 선거가 끝난지 얼마 안됐으나 곧 구조조정 투쟁이 잡혀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 선거기간에 현장을 돌며 다시한번 확인한 것은 조합원들의 희망을 얻고 조직이 살기 위해서는 99년 한해는 책임지고 투쟁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2기 집행부가 파업지도부로 서야 한다는 것은 연맹의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본다. 당선과 함께 ‘직무대행’ 체계로 간다는 각오로 투쟁을 중심에 두고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 소위 ‘투쟁성’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는데…

= 개인적으로 볼 때 그동안 조직내 역할이 투쟁 현장에서 타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임무를 맡을 때가 많아 그런 평가가 내려지지 않나 싶다. 그러나 현 상황은 조합원, 활동가, 노조가 살기위해 투쟁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며, 문제는 투쟁을 어떻게 강고하게 만들어낼 것이냐에 있다.

– 정부나 사용자측과의 교섭은 없는 것인가?

= 현재 노조의 주된 요구인 정리해고 반대,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정부나 사용자들이 교섭의 조건이 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투쟁을 전개하고 정부나 자본측이 이후 교섭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의 진지한 자세가 확인되면 교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노사정위 등에서 사용자나 정부가 교섭할 수 있는 명확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지 이 중 일부만이 자신의 입장으로 교섭에 나설 경우 응하지 않을 것이다. 교섭을 위한 교섭은 하지 않겠다.

– 선거 후유증은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 현장으로부터 연맹의 98년 활동에 대해 불신이 존재했고, 이런 정서가 선거에도 반영됐다고 본다. 책임있게 투쟁을 확실히 조직하는 것이 현장의 요구라고 보고, 곧 선거 후유증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본다. 조준호, 조돈희 후보 진영도 “지켜보겠다”는 입장보다는 투쟁을 같이 만드는 입장에서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 단병호 위원장의 민주노총 선거 출마설은?

= 연맹의 어떤 단위에서도 논의된 바 없고, 단 위원장 개인도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 구체화되면 구체화되는 조건속에서 의견 조정해 나가겠다. 본인의 지위와 단 위원장의 지위는 다르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와는 명백히 다른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

– 항상 2인자의 위치에 있어 왔다. 1인자로 나선 각오는?

= 20년간의 운동을 해 오면서 10년동안 전노협, 구민주금속까지 단병호 위원장을 중심으로 보좌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나 개인에 대한 평가가 기능적으로 비춰진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보고, 최고지도자가 갖춰야할 소양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조직속에서 새롭게 점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직 책임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집단적 의지를 모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알고 있다. 제조업에서 대학출신으로 연맹 위원장이 된 것은 처음인데…

= 서울대는 4년을 다녔으나 제조업 노동자로서는 20년을 살아왔다. 인간관계로 보더라도 노동자로서의 문성현이 일차적인 관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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