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밤이 되면 잠들고 싶다

목이 긴 새 한 마리

지친 날개를 끌고 을숙도로 숨어들어

쉴 곳을 찾는다

수 천 수 만 마리 함께 있지만

더욱 외롭다

새는 갈대숲에 들고

완강한 갈대숲 갯벌을 움켜쥐고

밤새 밀물과 싸우고 있다

제가 왜 이리도 흔들리는지 모르겠어요

잊으려, 잊으려 해도

파도처럼 밀어만 닥치니

어쩌나요

차라리 암흑 동굴 속에

스스로 갇혀버리고 말까 봐요

너는 두려워하고 있다

왜 두려워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두려워하고 있다

을숙도에 다시 아침이 와

새들이 날아오를 때까지

나와 너는 어둠 속의 존재여야 한다

자금성에 스스로 유폐된 어느 나라와

비운의 왕조처럼

눈물은 을숙도에서도 빛난다

* 여의도가 요동치고 있다. 철새처럼 날아온 노동자들 웅크리고 잠을 청한다. 잠 대신 평택 쌍용이 자꾸 보인다. 맑은 아침을 만드는 힘들이다. 같이 힘차게 날아오르는 꿈 한 자락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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